지난 16일 오후 서울광장에 설치됐던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가 인근에 위치한 부림빌딩 1층 임시 공간으로 옮겨졌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과 소통하는 공간의 의미를 담아 새 분향소의 이름은 '별들의집'으로 정했다.
하지만 분향소만 옮겼을 뿐,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시행되고 한 달이 가까워 오지만 참사 진상 규명에 나설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은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특별법상 법정시한 이틀 뒤…지지부진한 특조위 구성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따르면 특조위 위원장은 국회의장이, 여야가 각각 조사위원 4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한은 법 시행 후 한 달로, 오는 20일까지 조사위 구성이 마무리돼야 한다. 이날 면담 자리는 여당 몫의 특조위원 추천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원 구성을 놓고 여야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정시한인 이틀 뒤까지 특조위 구성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반면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은 조사위 후보군을 추려내기 위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진실을 제대로 밝혀낼 수 있도록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조위 활동이 적기에 시작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대응' 중징계 처벌 등…책임자 재판은 진행 중
이태원참사 부실 대응 논란으로 직위 해제됐던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1일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직은 경찰공무원 징계 규정상 파면·해임·강등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에 꼽힌다. 치안정감급 경찰 인사의 정직 처분 건인 이번 징계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청장이 퇴직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청은 대통령 재가가 떨어지면 김 전 청장에 대한 징계를 집행할 거란 입장이다.
별개로 김 전 청장에 대한 재판은 진행 중이다. 김 전 청장은 지난 1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직위해제 상태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청장은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대규모 인파가 몰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여러 보고서를 받고도 경찰력 투입이나 지휘·감독 등 대책을 지시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태원 보고서의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에게는 지난 2월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이태원 참사 책임으로 재판에 넘겨진 공직자 중 첫 실형 선고였다. 박 전 부장은 "사건 보고서를 삭제한 지시도, 지시할 동기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내려진 바 있다. 김 전 과장은 최근 열린 2심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 운영되는 '별들의집'…2차 변상금도 남아
이 가운데 새로 옮긴 분향소 공간은 11월 2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별들의집이 들어선 시청 인근 부림빌딩 1층은 서울시가 기부채납 받아 보유하고 있는 공간으로, 올해 말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서다. 시는 이태원 특별법에 따라 추모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유가족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올 11월 이후 새 장소를 찾는 데 유가족 측과 함께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서울광장을 불법 점용했다는 이유로 발생한 변상금도 남아있다. 그동안 쌓인 변상금은 1억8000여만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측은 부과된 변상금을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납부할 거란 입장이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서울시와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기 때문에 행정소송을 통해 판단 받으려 한다"며 "소송을 통해 확정되는 결과에 따라 (변상금을) 정리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