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이 지난달 중순 몽골에서 비밀리에 접촉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일본 정부는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3일 열린 정례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해당 보도는 알고 있지만 사안의 성질 상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우호국인 몽골은 지난 2014년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의 딸과 메구미의 부모의 면회가 열리기도 한 장소다.
하야시 장관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거듭 말한 것처럼 일본과 북한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실현하고자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북일 접촉에 정무 3역(각료·부대신·정무관)과 일본 정부 관계자가 포함됐는지 묻는 질문에도 "북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양하게 대응해 오고 있지만 사안의 성질 상 답변을 삼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야시 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8월 초·중순 몽골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무엇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지난 5일에는 교도통신이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문제 논의를 위해 8월 몽골을 방문해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을 만나 북일 협의 진전을 위한 협력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위한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고 싶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다만 북한은 일본과 논의할 납북자 문제가 없다며 평행선을 달려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3월 담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을 제안해 왔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그 직후 "일본과의 어떤 접촉이나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8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북일 정상회담 추진 상황과 관련해 "(북한과 일본이) 전혀 의외의 곳에서, 제3국에서 여러 차례 만났고 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의장은 중국 베이징과 싱가포르, 몽골 울란바토르 등 과거 교섭을 위해 만나왔던 장소가 아닌 아시아 제3국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국가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달 6~7일에는 몽골에서 동북아 안보를 논의하는 국제회의 '울란바토르 대화'가 열렸는데, 이를 계기로 북한과 일본이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돌았지만 북한은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