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AI 지각생' 애플도 본격 AI 경쟁 참전…'GPT-4o 탑재' 시리 발표

2024-06-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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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시리'...팀 쿡 "게임체인저 될 것"

대화맥락 이해, 알아서 일정 추가도 가능

펜슬로 방정식 계산..."파괴적 혁신 없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연례개발자회의WWDC 연설하는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연례개발자회의(WWDC) 연설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인공지능(AI) 지각생으로 평가받던 애플이 본격적으로 AI 경쟁 참전을 알렸다. 애플은 자사 운영체제(OS)에 AI 기능을 전격 도입하고, 자체 음성 비서 '시리'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신 생성형 AI 모델 GPT-4o(포오)를 탑재하기로 했다. 다만 애플이 여러가지 AI 혁신 소식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탁월한 기능은 없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 본사에서 개막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 기조연설에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로 명명된 생성형 AI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각종 애플 기기에서 작업을 수행할 때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애플 자체 AI 시스템이다. 해당 기능은 아이폰15프로와 15프로맥스, M1과 이후 출시될 칩을 탑재한 아이패드 및 맥에서 사용 가능하고, 올해 가을 출시 예정인 새로운 운영체제 iOS18, iPadOS18 및 macOS세쿼이아부터 적용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텍스트 요약과 이미지, 이모티콘 생성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새로 등장한 '젠모지'(Genmoji) 기능은 애플의 문자 앱에서 이용자가 간단한 설명을 적거나 문자 내용을 바탕으로 표정이나 기분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생성해준다. 특히 그동안 아이폰에 없던 '통화 녹음'도 가능해진다. 통화 시 녹음을 하면 양측에 모두 녹음 사실이 전해지고, 통화를 마치면 요약본을 생성해 주는 식이다. 

새 아이패드 OS에서는 신규 계산기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펜슬로 복잡한 수식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인식해 답을 구해준다. 복잡한 방정식을 적고난 뒤 탭 한 번에 그에 맞는 그래프를 삽입할 수도 있다고 애플 측은 설명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자가 애플 제품으로 이룰 수 있는 일, 애플 제품이 사용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능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이그 페더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우리가 오랫동안 노력해 온 순간"이라며 소회를 전했다.
 
시리가 예정된 항공편의 자세한 정보를 찾아 주거나 저녁 예약 상황을 계속 체크해 주는 등 사용자 기기에 알맞는 기능을 제공해주는 모습 사진애플 뉴스룸
시리가 예정된 항공편의 자세한 정보를 찾아 주거나 저녁 예약 상황을 계속 체크해 주는 등 사용자 기기에 알맞는 기능을 제공해주는 모습 [사진=애플 뉴스룸]


이날 기조연설에서 가장 눈길을 끈 소식은 애플이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체 음성 AI 비서 '시리'(Siri)에 챗GPT를 탑재한다는 것이었다. 애플은 올해 새로운 운영체제를 출시할 때 오픈AI의 최신 생성형 AI 모델 GPT-4o(포오)와 시리가 통합되고 새로운 AI 기능도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리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학습해 회의록을 요약해 동료와 공유를 해주거나, 기기상 특정 자료를 찾는 기능도 있다. 또한 이용자의 각종 정보를 토대로 일정을 짜주기도 한다. 예컨대 "엄마 비행기 도착 시간을 알려달라"고 묻는다면 시리는 이용자 이메일 속 항공편 정보를 통해 시간을 알려주고, 마중 일정을 이용자 달력에 입력해 준다.

똑똑해진 시리는 대화의 맥락을 잘 읽어낸다. 사용자가 보낸 질문이 정확하지 않아도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제이미가 추천한 팟캐스트 재생해 줘"라고 한다면 시리는 친구 제이미가 문자로 얘기를 했는지, 이메일로 설명하지 않아도 관련 정보를 알아내 작업을 수행한다.
 
시리가 챗GPT를 활용해 방대한 내용의 답변을 하는 모습 사진애플 뉴스룸
시리가 챗GPT를 활용해 방대한 내용의 답변을 하는 모습 [사진=애플 뉴스룸]


특히 애플은 생성형 AI를 둘러싼 보안 문제에 심혈을 기울인 듯, 애플의 철저한 개인 보호를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확장시킨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 기술을 발표하고 정보 보안에도 만전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대부분의 AI 기능은 이미 앞서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컨퍼런스에서 발표되었던 것이 대부분이어서 크게 혁신적인 부분은 없었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왔다.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드는 "애플의 AI는 즉시 유용하나 파괴적이지 않다"며 "결정적으로 매우 비싼 새 제품을 살 만큼 충분히 멋지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오픈AI와 '앙숙'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애플과 협력하기로 한 오픈AI에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애플이 OS(운영체제) 수준에서 오픈AI를 통합한다면 내 회사들에서 애플 기기는 (반입이) 금지될 것"이라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회사 방문자의 경우 회사 문 앞에서 애플 기기를 수거한 뒤 들여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오픈AI를 공동 창업했으나 이후 회사를 떠난 그는 챗GPT의 성공 이후 오픈AI의 영리사업과 챗GPT 편향성에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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