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외환시장 연장 한 달 앞…23개 외국금융사 등록

[사진=아주경제DB]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새벽 2시까지 연장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외환시장 구조개선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글로벌 금융사들도 국내 외환시장에 뛰어들어 대규모 자금이 국내에 유입되고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벨류업' 성공을 위한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다. 

현재까지 23개 외국 금융기관이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등록을 완료한 가운데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연장 시행까지 4차례 시범거래를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다.

29일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구조개선 시범운영 추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외환시장 구조개선안에 따르면 7월부터 현재 오후 3시 30분까지인 서울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영국 런던 마감 시간에 맞춰 오전 2시까지로 연장된다. 또한 정부 인가를 받은 해외 소재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외환당국은 지난 2월부터 시범운영을 8차례 실시하면서 거래 체결 및 확인·결제 등 관련 절차들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점검했다. 시범거래에는 총 27개 기관(15개 국내 외국환은행, 6개 증권사, 6개 외국 금융기관)이 참여해 시나리오 거래와 자율거래 방식으로 원·달러 현물환과 외환스와프 거래를 실시했다.

관련기사

• 외환당국·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한도 500억 달러로 증액
• '1400원 돌파' 환율, 외환당국 개입에 1394.5원 마감

현재까지 23개 외국 금융기관이 RFI 등록을 완료했으며 이 가운데 10개 이상 RFI가 이미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현물환과 외환스와프를 거래하고 있다.

당국은 올해 2월 현물환 시범거래에 이어 4월부터는 9개 외국환중개회사와 함께 새벽 시간대 외환스와프 거래를 점검해왔다. 2~3월에 진행된 1~4차 시범거래에서는 국내 외환시장 마감인 오후 3시 30분 이후 실제 외환 거래가 가능한 환경인지를 따져봤다. 

4월 5~6차 시범거래부터는 휴일인 토요일 새벽 외환거래 정상 처리 가능 여부를 테스트했다. 자정을 넘겨 날짜가 바뀌는 시점에 정상 거래가 되는지, 전산시스템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지 등도 살폈다. 한은 관계자는 "참여 기관들은 해당 시간대에도 정규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 때와 마찬가지로 중개회사 시스템을 통해 정상적으로 호가를 제시하고 거래를 체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달 시행된 7~8차 시범거래에서는 현물환과 외환스와프 모두 자정 전후 시간대 자율거래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27일이 미국 공휴일(현충일)이라 23~24일에 이뤄진 외화 결제가 모두 28일에 이루어지게 되는 점을 감안해 시범거래 날짜를 선정했다. 참여 기관은 양일간 계약된 외환거래가 28일에 모두 정상 결제된 것을 확인했다.

원·달러 현물환과 외환스와프(1개월물) 자율거래를 동시에 진행해 연장 시간대 유동성 여건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외환시장 거래 여건이 양호하게 형성되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의 역내 흡수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한은 관계자는 "자율거래에 참여한 기관들은 원·달러 현물환 매도·매수 호가 스프레드가 같은 시간대 역외 NDF 시장 스프레드와 유사한 수준이거나 더 좁게 형성됐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NDF는 계약환율과 만기 시점 현물환율(지정환율) 간 차액만큼만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결제하는 선물환으로 외국인들이 환헤지나 환투자 수단으로 활용한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당국은 시장 참가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RFI 및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구조개선 이행 준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