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대표) 겸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이 산업계 AI 활용 전략과 발전 방안을 논하며 국내 AI 산업의 미래 위기를 지적했다.
구 회장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코리아 인더스트리얼 AI 공동포럼에서 "이제는 AI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라며 "우리가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온 산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회복하기 힘든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자동화와 효율화로 우리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 팩토리 등 AI 기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제조 분야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억 달러에서 2028년에는 208억 달러로 연간 45.6%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 회장은 "그러나 우리 AI 산업의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며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부문의 민간 투자 규모는 세계 6위서 9위로 하락했고 무엇보다 확보가 시급한 AI 인재의 대외 유출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민간 부문 AI 투자 규모는 지난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9위로 하락하며 저조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인공지능 인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민간 부문 AI 투자 규모에서 지난해 우리나라는 13억9000만 달러(약 1조8937억원)를 투자해 9위에 머물렀다.
1위인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48배 이상 많은 672억2000만 달러, 2위인 중국은 77억6000만 달러, 3위인 영국은 37억8000만 달러 등을 기록했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도 15억2000만 달러로 8위를 기록해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 기준 1만명당 AI 인재 이동에서 우리나라는 -0.3을 기록했다. AI 인재의 증감을 보여주는 지표에서 마이너스 수치는 특정 지역의 AI 인재가 외부 유출 등으로 감소한 것을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2020년 0.3으로 AI 인재가 유입됐으나 2021년부터 지속해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 회장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끊임없는 노력과 더불어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실제로 LS일렉트릭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전문 기업과 협력하며 스마트 팩토리 분야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LS일렉트릭은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의 MS 전시관에서 MS와 '스마트 팩토리, 에너지 기반 신사업 공동 개발 및 기술 검증'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LS일렉트릭의 스마트 팩토리, 에너지 절감 솔루션과 MS의 자체 AI, 빅데이터 기술 등 솔루션을 활용해 스마트 팩토리 분야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LS일렉트릭은 주력 공장인 청주 사업장에 전라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날 세션에 참가한 하형철 LS일렉트릭 경영혁신실 CDO는 생성형 AI의 제조업 분야 적용 방안과 사례에 대해 논했다. 하 CDO는 △제조업 혁신 △고객경험 혁신 △제품 혁신 △산업 혁신 등 4영역에 대한 고민과 적용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전기 차단기 생산 라인을 예로 들며 오인식 불량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테이블 디피션 등 이미지 생성 AI 모델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높인 사례 등을 설명했다.
또한 생성형 AI 기반 챗봇과 소프트웨어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용 개인 비서 활용 등에 대해 논했다.
구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실제 산업현장의 최신 AI 도입 사례와 정부의 범국가적인 AI 기술 혁신 방향에 대해 민관이 함께 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모쪼록 오늘 이 시간을 통해서 깊이 있는 통찰을 얻어가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