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9월 오피스텔·빌라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확대를 예고했지만 일선 은행에서는 전산 개발 시일이 촉박해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하려면 참여하는 금융사들은 모두 같은 인프라에 들어가기 위한 전산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9월부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 대상에 주거용 오피스텔과 빌라, 아파트 잔금대출을 포함한다. 기존에는 아파트 담보대출, 전세대출, 신용대출만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오피스텔·빌라 담보대출은 대부분 금융회사에서 대면 방식으로만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전산을 개발해야 하는 은행은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KB시세, 한국부동산원 시세 등 실시간 시세 조회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역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며 정확한 시세 산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아파트 대환대출 서비스도 지난해 12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준비시간이 부족하고 서비스 안정성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일이 한달가량 미뤄진 바 있다. 아파트만큼은 아니지만 빌라와 아파텔의 대출 규모도 적지 않아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당국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만큼 정해진 시일에 최대한 맞춰 시스템 기반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은행별로 진행 정도는 다르겠지만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환대출 인프라에 탑재할 특화상품 개발도 고심 중이다. 비대면 프로세스를 잘 갖추고 있는 인터넷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의 대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은행에서는 빌라·아파텔의 비대면 대출상품이 없어 담보인정비율(LTV) 산정과 대출 심사, 관리 등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해야 한다.
은행들은 일단 기존 비대면 대출 대비 더 낮은 금리를 책정하거나 더 많은 한도를 부여하는 쪽으로 방향은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서 비대면 전용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개발한 것을 바탕으로 빌라와 오피스텔에도 해당 프로세스를 적용하려고 한다"며 "구체적 상품 라인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