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에서 6·18 쇼핑축제를 앞두고 아이폰 할인 판매에 돌입한다. 애플은 지난해 광군제를 앞두고도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한 달 만에 할인 판매를 개시했고, 춘제(설) 때도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귀환'한 화웨이에 더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비보·오포 등 중국업체들에 밀리면서, 콧대 높던 애플의 할인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IT즈자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징둥(JD)·톈마오(티몰)는 20일부터 아이폰15 할인 판매에 돌입한다. 아이폰15와 아이폰15 프로 맥스 가격은 각각 4599위안(약 86만원), 7949위안(약 149만원)이던 것이 각각 1400위안, 2050위안씩 인하된다. 할인율이 가장 높은 모델은 아이폰15 프로로 2300위안(약 43만원) 할인된 1만699위안(약 201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아이폰15 시리즈 외에 아이폰14·13 시리즈,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 아이맥스 등도 할인에 들어간다.
구형 모델도 쉽게 할인하지 않던 애플이 이번에 또 할인 행사에 들어가는 것은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 부진에 따른 매출 하락 때문이다. 중국 업계는 “애플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들어가는 것은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19% 넘게 쪼그라들었다. 이에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19.7%에서 15.7%로 내려앉으며 비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 실적에도 중국 판매 부진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1분기 애플의 아이폰 사업 매출은 459억6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46% 감소했는데, 이 기간 중화권 매출이 163억72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78억1200만 달러)보다 8.08%나 줄어들었다.
아이폰은 성능 측면에서는 화웨이, 가격 측면에서는 오포 비보와 경쟁하며 입지가 더욱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장멍멍 수석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은 오포와 비보, 샤오미 등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도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화웨이가 최근 공개한 퓨라70 시리즈는 메이트60 시리즈보다 '국산화율'이 더 높아지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매체 중관춘은 미국 IT기기 수리 전문업체 '아이픽스잇(iFixit)'를 인용해 "최근 퓨라70 프로를 분해해 부품을 분석한 결과 부품 29개 중 26개가 중국산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퓨라70 시리즈) 구매 붐을 일으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