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간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비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이번 주 콘퍼런스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MS)도 AI 비서 경쟁에 본격 참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MS는 2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3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Build)'를 개최한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케빈 스콧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수뇌부들의 기조 연설로 시작되는 올해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단연 AI 비서이다.
앞서 지난주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자체 AI 비서 '챗GPT-4o'를 공개하고, 구글 역시 '프로젝트 아스트라'로 명명된 차세대 AI 비서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AI 비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새롭게 발표한 AI 비서는 주로 텍스트 기반의 내용만 처리할 수 있었던 기존 AI 비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내용으로 대화가 가능한 멀티 모달(Multi Modal) 기능을 갖추고 있고, 연속성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간의 대화와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지디넷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체적으로 (AI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계속해서 다른 AI 챗봇과 차별화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능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MS는 다른 AI 비서들과 달리,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PC 등 기기 상에서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On Device, 장치 탑재) AI 비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인텔은 MS가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코파일럿을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장착한 칩을 사용해 온디바이스 형태로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온디바이스 AI 비서는 개인 정보 보호 및 네트워크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윈도11에 탑재될 신기능으로 알려진 'AI 탐색기(AI Explorer)' 기능이다. 차세대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탑재한 PC 상에서 구현 가능한 해당 기능은 사용자가 PC 상에서 보고 듣는 것을 모두 저장 및 요약해 놓았다가 나중에 다시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AI 비서로, 이 역시 온디바이스 기반 기술이다.
MS는 빌드 개막 하루 전인 20일에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지난 3월 첫 AI PC로 내놓은 기업용 서피스 프로 10과 서피스 랩탑 6의 개인용 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을 탑재한 이들 PC에서는 AI 탐색기 기능을 구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AI탐색기 기능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욱이 MS는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을 장착한 서피스 시리즈가 M3칩을 탑재한 애플의 맥북 에어 시리즈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고 자신하고 있어 성능 시연 결과에도 눈길이 모아진다.
한편 지난 16일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MS가 올해 빌드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 용도로 자체 개발한 AI칩 '코발트(Cobalt) 100'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콧 거스리 MS 클라우드 및 AI 담당 부사장은 코발트100이 주요 경쟁 제품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자체 제작 칩 그래비톤(Graviton)보다 40% 나은 성능을 자랑한다며, 이미 어도비와 스노플레이크 등 주요 고객사들이 MS의 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거스리 부사장은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Azure)' 고객들에게, AMD가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MI300X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칩 개발업체 AMD는 그동안 AI 칩 경쟁에서 엔비디아에 뒤처져 왔지만, 엔비디아 칩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음에 따라 클라우드 업체들이 대체 칩을 물색하고 있던 차에 '가성비' 제품으로 입지 구축에 나선 모습이다.
따라서 현재 클라우드 시장 2인자인 MS가 AI에서의 강점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부문에서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1인자인 아마존을 따라잡을지 여부도 관심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