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품은 뉴욕주가 일본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냈다. 마이크론이 뉴욕에 건설 중인 '메가팹' 주변에 일본 반도체 공급업체들을 대거 유치해 '반도체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뉴욕주의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호프 나이트 뉴욕주 개발공사(ESD) 사장은 지난 19일 일본을 방문해, 일본 기업들과 투자 유치를 논의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여기(일본)에 왔다”며 “일본 기업들, 마이크론의 일부 공급업체들과 대화를 하고, 그들을 뉴욕으로 유치하는 것이 우리 임무다”라고 덧붙였다.
나이트 사장은 이 인터뷰에서 방일 기간 만난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몇몇 기업들이 투자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중 하나인 마이크론은 뉴욕주 북부 시러큐스 인근인 클레이에 1000억 달러(약 137조원) 규모의 메가팹을 건설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마이크론에 최대 61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대규모 단지에는 총 4개의 팹이 들어서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통해 9000개의 직접 고용을 포함해 총 5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크론은 디램을 공급하는 미국 유일 반도체 기업이다. 1990년대에 일본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저가 전쟁으로 미국 기업들을 밀어붙이며,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미국 기업들은 디램에서 손을 뗐다. 현재 마이크론의 생산 대부분은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이뤄진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생산 규모를 늘려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데 집중해 왔다.
뉴욕주는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등과 반도체 투자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뉴욕주는 반도체법과 유사한 ‘뉴욕 그린칩스’ 법도 제정했다. 나이트 사장은 “우리는 창출될 일자리수 및 투자 규모 등에 따라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며 일본 제조업체들이 그린칩스에 따라 0%의 법인세 세율 및 세금 공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은 제조업 확대를 위해 IBM 등 미국 대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집중하고 있다. 뉴욕주에는 반도체 산업 관련 75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2022년 그린칩스가 시행된 이래 1120억 달러(약 153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이 발표됐다.
나이트 사장은 “뉴욕은 제조업의 오랜 유산을 지키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 레거시 자산, 이전 시설 및 공장을 여전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들이 높은 물가와 비싼 인건비 때문에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올버니, 시러큐스, 로체스터 등 뉴욕 북부 도시는 물가가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정 전력, 수력 발전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며, 파트너 기관 중 하나에 매우 저렴하게 전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