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파업의 이면] 차파트너스, 4년간 13개 버스회사 순이익 118.5% 배당 챙겼다

2024-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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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직후 회사채 발행, 순이익 10배에 달하는 이자 상환 받기도

서울 시내버스가 노사 협상 결렬로 오전 4시를 기해 12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28일 오후 서울역 버스환승센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032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3월 28일 오후 서울역 버스환승센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주요 시내 버스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이 최근 4년 동안 순이익의 118.5%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버스회사의 경우 인수 직후 회사채를 발행한 뒤 이를 매입해 막대한 이자를 상환 받는 등 돈주머니로 활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파트너스가 펀드 만기를 맞아 보유 중인 버스회사들을 조만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펀드 만기 연장 등도 검토됐지만 버스회사의 수익성을 보장해줬던 준공영제의 변화가 올해 예고된데다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가 겹치면서 매각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8일 아주경제가 차파트너스 산하 펀드에 피인수된 버스회사 20여 개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배당 관련 사항을 공개한 13개사의 최근 4년(2020~2023년) 동안 평균 배당성향은 118.5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차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들은 이 기간 13개 버스회사의 순이익 합산인 524억원보다 훨씬 더 많은 622억원 배당금을 챙겼다.

도원교통은 2021년, 선진운수는 2022년, 미추홀교통은 지난해 각각 차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들에 피인수됐다. 이들 버스회사는 차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직전까지 매우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2020~2022년 동안 평균 배당성향은 10.82%에 불과하다. 도원교통은 2020년 8.66%에서 차파트너스에 인수된 직후인 2021년 101.32%로, 선진운수는 2020~2021년 모두 0%를 기록했으나 2022년 피인수 직후 99.4%로 배당성향이 급격하게 상향 조정됐다.

차파트너스가 산하 버스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매입하고 법정 최고금리 이자를 받아왔던 사례도 포착됐다. 차파트너스의 펀드 중 하나는 2019년 2월 직접 인수한 명진교통이 발행한 회사채 총 38억원을 매입해 이자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 4월과 12월에 발행한 만기 5년가량의 회사채 규모는 각각 29억원과 9억원이다. 29억원 회사채의 표면금리는 7.5%, 9억원 규모 회사채의 표면금리는 20%에 달한다. 20%는 명진교통이 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최고금리에 해당한다. 차파트너스의 하위 펀드는 해당 회사채를 매입해 최근 3년 동안 13억원가량의 이자수익을 챙겼다. 이는 같은 기간 명진교통이 벌어들인 순수익 1억3319만원의 10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차파트너스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이 같은 배당·회사채 발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조사 등으로 차파트너스가 버스회사를 통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차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의 만기가 올해 말부터 오는 2026년 말까지 속속 도래하기 때문이다. 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돌려줘야 하는 차파트너스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그동안 100%가 넘는 배당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근원인 버스 준공영제가 최근 혁신을 예고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현행 버스 준공영제 하에서는 버스회사의 적정 이윤을 지자체가 보장해주고 있다. 이는 버스회사가 마음대로 적자 노선 운행을 중단해 지자체 주민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마련된 조치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 등은 버스 준공영제 제도를 악용하는 차파트너스 등을 겨냥해 제도 변화를 예고했다. 서울시는 늦어도 올해 안에 버스 준공영제 혁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방안에 사모펀드의 '먹튀(단기차익 실현)' 우려를 방지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혁신 방안이 발표된 이후 차파트너스가 기존처럼 대규모 배당금을 챙기기 어려워진 만큼 펀드 만기 연장을 추진할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차파트너스가 20여 개에 달하는 버스회사를 통매각하는 방식으로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통매각이 어려울 경우 만기가 임박한 펀드의 자산을 우선적으로 개별 매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파트너스가 버스회사 운영 과정에서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배당금 규제까지 강화되면 (사모펀트 특성상) 운영보다는 매각을 선호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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