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말이 몇 년째 들려오고 있다. 그때는 “설마 대체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이제 식당을 가도 사람 대신 로봇이 서빙을 하고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는 걸 보면서 위기감이 느껴질 때가 많다. 음악을 하는 음악가의 입장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형석 작곡가와 박종성 하모니카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하모니카로 본인의 곡을 들으니까 어땠나
-김형석: 연주를 너무 잘하더라. 가사는 정확하게 표현이 되는데 연주로 들으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듣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좋았다. 하모니카는 과거를 추억하게 해준다는 점이 좋았다. 작업을 하면서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이곡만 참여한 이유는 뭔가
-김형석: 다른 곡들은 연주자가 편하게 작업하기를 바랬다.
어떻게 시작됐나
-박종성: 클래식 곡을 위주로 연주를 했는데 학창시절에 김형석 작곡가님의 곡들을 많이들었다. 클래식 연주자이지만 다양한 곡을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김형석 작곡가님의 곡들로 앨범을 채워가고 싶었다.
김형석: 유튜브에서 눈여겨 보고 있던 연주자였어서 바로 흔쾌하게 수락했다. 하모니카 연주로 잘 만들어준 것 같아서 감사하다.
곡 수록 기준이 있나
- 박종성: 제가 좋아하는 곡과 하모니카로 연주했을 때 잘 어울릴 것 같은 곡을 생각하면서 골랐다. 제일 어려운 건 편곡하는 것이었다. 알아서 편곡을 하도록 말씀을 해주셨지만 원래의 의도에서 벗어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있었다. 원곡 안에 담겨있는 멜로디를 담으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하모니카 연주를 했다고 들었다. 언제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았다고 생각하나
- 박종성: 보상이라는 생각을 떠올려본 적은 없고, 관객들에게 좋은 음악을 선물했을 때가 가장 좋다. 음악이라는 것을 나누고 교감이 되었다는 것을 느낄 때 행복을 느낀다.
타이틀 곡을 ‘그대 내게 다시’로 정하게 된 계기가 뭔가
- 박종성: 연주를 하고 연습과 편곡, 녹음하는 과정에서도 내 마음을 울리는 작업이었다. ‘그대 다시’라는 의미는 작곡가님의 곡을 다시 연주한다는 의미와 이 곡을 듣는 분들이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모니카로 리메이크를 한다고 했을 때 걱정됐던 부분은 없나
- 김형석: 제 곡이 듣기는 편하기는 하지만 부르기는 어렵다는 말을 듣기는 한다. 하모니카는호흡 악기이기 때문에 조금은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다. 기대감만 있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곡은 있었지만 연주자의 몫으로 남겼다.
아이돌이 과거 음악을 편곡 하는 게 유행인데 작곡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 김형석: 음악이 많이 변하는데 발라드는 꾸준하게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세대는 바뀌어도 인간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성은 그대로 가는 것 같다. 작곡가의 입장에서는 음악이 다양화 되는 게 굉장히 좋다. 대중들이 능동적으로 음악을 찾아듣는 게 굉장히 좋다.
하모니카가 아닌 다른 악기로 연주했으면 하는 악기가 있나
- 김형석: 슬프고 기쁠 때 곡을 못쓰고 시간이 지나야 쓸 수 있는데 하모니카가 제 곡과 잘 어울리는 곡이다. 다른 악기보다는 피아노 솔로가 좋은 것 같다.
김형석 작곡가의 곡이 아닌 다른 작곡가의 곡을 편곡하고 싶은 게 있나
- 박종성: 지금은 없다. 작곡가님의 곡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벅찬 영광이라서 이 프로젝트에 집중을 하고 싶다. 김형석 작곡가님의 곡 중에서 몰랐던 것들을 깊게 파고 듣고 싶다.
곡에 따라서 하모니카 종류가 달라지나
- 박종성: 종류는 다르지만 편성을 다르게 하는 경우는 많다.
함께 작업을 하면서 박종성스럽다고 느꼈던 순간, 김형석스럽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나
- 박종성: 모든 순간이 그랬다. 선곡을 하고 연주를 할 때마다 의미와 의도를 생각하면서 푹 빠졌다. 원곡자에게 물어볼 수 있는 게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해서 감격스럽고 흥미로웠다.
김형석: 저는 ‘사랑이라는 이유로‘를 연주하는 게 너무 좋았다.
앨범을 기획하고 제작하는데 얼마나 걸렸나
- 박종성: 작년 여름에 얘기를 하고 작업에 들어갔고 4월에 앨범을 발매하게 된 거다.
다양한 가수들과 작업을 했는데 들려주고 싶은 가수가 있나
- 김형석: 이 노래를 부른 친구들에게 다 들려주고 싶다. 하모니카로 연주한 본인의 곡을 들으면 또 다른 울림이 될 것 같다.
음악의 힘을 언제 가장 크게 느끼나
- 김형석: 음악이 주는 힘은 세월이 지나도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게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추억이 생각났고 세월이 지나서 하모니카로 연주를 했지만 젊어진 느낌이었다.
창작자로서 AI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김형석: 우리가 AI를 뛰어넘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을 때 뛰어넘을 수 없다. 그렇다면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 스토리와 불완전함을 이해해야 된다. 이제는 완벽보다는 더 솔직하게 곡을 쓰는 게 중요해졌다. AI가 우라의 적인가를 생각했을 때 무엇을 하든 AI가 필요하다. 어떻게 AI를 적용할까를 생각해봐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