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주중 한국대사가 1일 예정된 베이징 특파원 대상 정례 브리핑을 취소하고, 내부 주간 전체 회의도 미뤘다. 최근 정 대사가 대사관 직원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서다.
1일 오전 베이징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정 대사의 특파원 대상 정례 브리핑 취소 사유나 갑질 의혹과 관련된 정황을 묻자 "기존 설명 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미 외교부 본부에서 그 사안에 대한 입장을 상세하게 밝혔고, 추가로 설명드릴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 대사는 지난달 28일 본인의 갑질 의혹이 불거진 다음 날인 29일 정례 브리핑을 사흘 앞두고 돌연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정 대사는 브리핑 취소 배경에 대해 '일신상의 사유'라고만 알렸다. 정 대사의 브리핑 취소로 이날 브리핑은 공참급 브리핑으로 대체됐다.
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정 대사가 출근했는지 여부 역시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신 오후 늦게서야 정 대사가 오전 반가를 냈다고만 특파원단에 알려왔다. 정 대사가 왜 반가를 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정 대사가 이날 오전 출근하지 않으면서 매주 월요일 전체 주재원을 대상으로 대사관 내에서 진행하는 내부 전체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대사관 관계자는 "해당 회의는 내일 진행되며, 대사의 일정이나 여타 사유가 있을 경우 상황에 따라 연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중대사관에 근무 중인 한 주재관은 이달 초 정 대사를 폭언 등 갑질 행위로 외교부에 신고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례 브리핑에서 “(비위) 관련 사안이 인지되면 철저히 조사한 후 원칙에 따라 한 점 의혹 없이 처리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서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앞서 본인을 둘러싼 갑질 의혹과 관련해 "언론의 보도 내용은 일방의 주장만을 기초로 한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 구체적 언급을 삼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