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조 대표와 조민씨 모두에 재판부가 각각 형평성에 어긋날 정도로 선처한 것 아니냐는 법률적 논란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는 22일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며 “일련의 입시비리 범행은 국민의 불신을 야기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한 대다수 사람에게 허탈감과 좌절감을 주는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국 대표 가족들은 조 대표 아들 조원씨(검찰 수사 중)를 제외하면 대체로 법원 판결을 받은 상태가 됐다.
그러나 지난달 조국 대표에 이어 이번 조민씨 판결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민씨 판결 관련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권재성 변호사(법률사무소 원탑)는 아주로앤피와의 통화에서 “벌금형은 상대적으로 약한 처벌인 것 같다”며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과 비교했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빼돌린 시험지를 토대로 쌍둥이 딸들이 시험을 본 사건이다. 이들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피고인들이 숙명여고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점, 범행 당시 만 15~16세로 고교 1~2학년이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권 변호사는 “이들 쌍둥이 딸이 당시 미성년자였는데도 징역 1년에 집유가 나왔는데, 조민씨는 의전원 지원할 때 성인이지 않았느냐”며 “최소한 집행유예가 나왔어야 형평성에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더 거세다. 지난달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 대표는 정당을 꾸리고 비례2번으로 나서는 등 이번 총선에서 예기치 않은 변수로 떠올랐다.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법정구속 요건이 법률로 정해져 있진 않지만 일종의 권고사항인 법원 ‘예규’에 나온다”며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하면 이와 동시에 법정 구속하는 게 (예규의) 기본 취지”라고 밝혔다. “바꿔 말하면, 판사가 법정구속할 만큼의 확신이 없으면 징역형 판결을 내리지 말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는 “피해변제 등의 행위도 없었는데, 징역 2년이 선고된 조국 대표를 법정 구속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당장 다른 정치인이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조국 전 장관은 2심까지 유죄인데도 법정구속되지 않아 창당 등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며 “반면 나는 1심 선고도 안 났는데도 창당하고도 활동을 못 하는 등 (형평성 측면에서) 수긍이 안 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민주당 돈봉투 사건’으로 법원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에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물론 법조계 다른 인사들은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며, 조 대표를 구속할 게 아니라 다른 일반인을 법정구속하지 않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기도 한다. 이 경우도 유력 정치인 등과 일반인에 대한 법원 결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시선은 공통적이다.
권 변호사는 “사실심이 종료돼 판결이 바뀔 가능성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도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하는지 의문이며, 돈 없고 힘 없는 일반인과 형평성 문제도 있다”며 “대법원은 양형기준처럼 법정구속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