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초대석] 이수연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 "정원도시 서울로 시민 행복감 높일 것"

2024-03-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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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가든·매력가든 3년 안에 1000개 만들어 서울 정원 도시로 만들 것"

"거점형 꽃정원 등에 반려견 캠핑장 조성…그레이트한강과 연계 명소화 예정"

"5월 국제정원박람회 개최…해외 유수 정원디자이너 작품 만날 기회 될 것"

이수연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이 13일 진행된 아주초대석 인터뷰에서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이수연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이 지난 13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동행 가든·매력가든을 3년 안에 1000개를 만들어 서울을 정원 도시로 만들고 시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겠습니다."

이수연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지난 13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내 집 앞에 바로 문 열고 나가면 볼 수 있는 공간, 그곳에 시민들이 녹지를 즐길 수 있게 정원을 많이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출신으로 그간 서울시 복지정책과 건강정책을 비롯해 서울대공원장까지 역임하며 녹지·환경정책까지 책임졌던 이 국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푸른도시여가국장에 취임해 오세훈 시장 역점사업인 '정원도시 서울' 정책을 본격적으로 이끌고 있다. '정원도시 서울' 계획은 지난해 오 시장이 야심 차게 발표한 정책으로 '비움' '연결' '생태' '감성'이라는 4가지 전략으로 추진된다.

시는 그간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한 도심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정원도시 서울' 계획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향후 3년간 도심에 정원 1000개 이상을 조성한다. 올해 상반기 150곳 조성을 시작으로 연내 335곳, 2026년까지 총 1007개 정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오는 5월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해 서울을 국제적인 정원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수연 푸른도시여가국장이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이수연 푸른도시여가국장이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푸른도시여가국은 서울시 녹지공간 조성, 서울숲 등 공원 조성·관리, 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프로그램 운영으로 시민들이 도심 속 자연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부서다. 재작년 동물보호과도 조직 개편으로 푸른도시여가국에 합류하여 이제는 동물 보호까지 아우르는 부서가 됐다. 공원이라고 하면 녹지만이 아니라 자연생태, 수달 등 생물 다양성도 푸른도시여가국 소관이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산불과 산사태 등 산림과 재난 대응까지 촘촘히 챙겨나가고 있다."

-그동안 푸른도시여가국이 해온 사업을 소개한다면.
"서울숲, 북서울꿈의숲 등 서울 시내에 들어선 대형 공원 조성이 시민들이 가장 잘 아는 사업들이다. 하지만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은 녹지를 늘려왔단 이야기다. 현재 서울시에는 2979개 공원이 있으며 그 규모는 173.02㎢에 이른다. 또 녹지는 8526곳으로 16.26㎢를 차지할 정도로 서울시 전역을 초록으로 물들여 왔다. 시는 지속적으로 공원녹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외 도시 녹지율에 비해서도 서울은 31%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자평한다."

-올해 푸른도시여가국 주요 계획을 소개한다면. 
"올해 가장 큰 계획은 지난해 오 시장이 '정원도시 서울'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7일 밝힌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다. 이 계획은 녹지로만 도시를 채워왔다면 이제는 다채롭게 색이 변화하는, 사계절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각각 매력이 있는 정원으로 채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서울은 비약적인 도시 개발을 해왔고 그 어느 곳보다 발전한 도시가 됐다. 그에 맞춰 서울 곳곳에 녹지를 확보하고 넓혀왔지만 도시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매력적인 정원과 시민의 행복한 일상이 되는 녹지의 역할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제는 서울도 무채색에서 다채롭고 매력적인 정원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서울은 해외 주요 도시나 국가정원이 위치한 울산, 순천과 환경이 좀 다르기 때문에 서울의 특성에 맞춰 산, 공원, 가로 등 서울 곳곳을 수준 높은 정원으로 만들어가려고 한다. 앞으로 색다른 변화를 품은 정원 1000여 곳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 상반기에만 정원 150곳을 만나게 된다. 3년간 매년 정원 330여 곳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면 시민들은 일상 곳곳에서 다양한 정원을 통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색, 질감, 무늬, 형태 등 식물 고유의 개성을 살리고 각 수종들의 개화 시점, 시간과 순서를 정확히 고려해 개화 릴레이가 되도록 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같은 정원이지만 계절별로 다른 꽃이 피어나며 사계절 다른 얼굴의 정원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특히 공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고, 거점형 꽃정원, 남산스카이워크, 월드컵공원에는 반려견 캠핑장도 선보이는 등 그레이트한강과 연계하여 명소화할 예정이다."

-21세기 첨단 디지털 시대에 서울은 정원도시를 추진한다. 이 시점에 왜 정원인가.
"해외와 한국인의 세대별 행복지수가 다르다. 해외는 일을 가장 많이 하고 바쁜 중년에 행복감이 가장 낮았다가 노년이 될수록 행복감이 올라가는 U자형 그래프인 데 반해 한국인은 노년이 될수록 행복감이 낮아진다. 정원의 효과는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검증됐듯이 도시 풍경보다 정원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불안 수준은 20% 감소하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 횟수가 60% 낮아지고 개인정원 소유자의 스트레스지수는 무려 73.63% 낮다.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도시가 시민에게 선사할 수 있는 위안과 치유가 바로 정원이다. 특히 개인화되고 저출생과 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지금 이 시대를 가장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한 솔루션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원의 효능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공구조물 중심의 공간이 많은 서울과 같은 도시에서는 더 행복감이 계속 떨어지는 거 아닌가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아마 오 시장이 '정원도시 서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저는 다른 복지 제도도 보완하지만 공간을 근본적으로 자연 식생을 사랑하는 사람의 본성을 잘 서포트해 시민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철학이 있다고 본다. 굳이 말하자면 오 시장을 '동행매력 가드너'라고 부르고 싶다."

-국제정원박람회를 5월에 개최한다.
"5월부터 5개월간 뚝섬 한강 시민공원에서 개최한다. 영국 첼시 플라워쇼, 프랑스 쇼몽 국제가든페스티벌처럼 정원이 그 도시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 되듯이 정원을 단순한 취미가 아닌 관광자원 및 산업으로 육성시켜나갈 계획이다. 서울의 정원도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로 키워나가겠다. 특히 올해는 해외 유수 정원디자이너의 작품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의 참여로 더 풍성한 국제정원박람회를 만나볼 수 있다." 

-정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지방고등고시 이전에 임업고시도 1차 패스한 이력이 있다.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은 것은 미국 덴버로 유학을 갔던 시절이다. 문을 열면 만날 수 있는 공원에서 가족과 소소하게 산책을 하고 공놀이를 하던 순간 행복을 느꼈다. '무엇을 하든 상상 그 이상으로, 디테일까지 예술적으로' 하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정원과 꽃에 대한 철학을 오랫동안 지속해 왔다. 서울대공원장 시절 조성된 지 오래된 서울대공원을 꽃의 숲으로 변화시키는 프로젝트를 완료했고, 복지정책실에서는 강동실버케어센터에 정원을 조성해 어르신들의 치유를 돕기도 했다. 현재는 푸른도시여가국장을 맡아 기존에 녹색 중심이던 녹지를 다채로운 색으로 채색하여 사계절 꽃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정원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이 국장이 생각하는 서울의 자연, 가든, 산림, 녹지 실태는 어떤가.
"서울은 내사산과 외사산에 둘러싸여 있고 곳곳에 물길이 흐르는 환경적으로 좋은 조건을 지닌 곳이다. 도시녹지율도 31%로 외국 대도시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녹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공원의 분포가 편중되어 있고 특히 도심지는 가로수 등을 제외하면 녹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공원은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음에도 변화와 다채로움이 부족하다. 녹지는 많이 있지만 꽃은 많지 않다. 서울숲 튤립처럼 최근 들어 정원에 대한 니즈(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발표한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가 정원을 구체화하고 수준을 높이는 도화선이 될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둘레길에도 꽃이 있고 하천과 공원, 자투리땅까지 매력 있는 정원들이 생겨날 것이다. 이러한 정원들은 서울초록길에 의해 연결되고 파크 커넥터, 가든 커넥터와 같은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이 국장의 녹지 보전 철학은 무엇인가.
"싱가포르는 우리나라보다 녹지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정원도시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서울에 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있지만 도시 건물들이 자연 식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는 건물에 자연 식생을 더해 건물을 완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곳은 길을 가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회색으로 답답하지 않고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우리나라도 건물 등 인공구조물을 계획할 때부터 자연 식생을 고려하고, 또 완성된 인공구조물의 마무리도 자연 식생이 되었으면 한다. 자연 식생의 자리를 배려하는 건물과 도시가 될 때 그 도시는 정원이 주는 효능을 어디서든 누릴 수 있는 위안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소관 부서장은 아니지만 현재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에도 그런 개념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인공 구조물과 자연 식생이 잘 결합된, 자연 식생으로 공간이 잘 마무리된 결과물을 아마 보시게 될 것이다. 녹지는 공공기관이 만들고 제공하는 것뿐만이 아닌 시민과 함께 조성하고 관리해나가며 일상이 가드닝(정원을 가꾸는 활동)이 되게 하는 것이 도시를 행복하게, 사람의 삶을 더 건강하게 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식목일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식목일 계획은. 
"지금 기획 중인데 올해는 '내 나무 갖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나무(버드나무, 벚나무, 소나무 등)를 기부해서 서울의 한 공원에 심고 싶다는 의사 표시를 하면 생명 숲이나 시민단체에서 주관을 해서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지금 진행 중이다. 그건 오 시장이 아이디어를 내셨고, 지금 1000명 이상 참여하고 있다. 점점 숫자가 늘고 있는데 이번 식목일 행사 때 일반 시민들, 발달장애인들, 공무원, 기업인, 종교인들이 다 같이 참여하게 만들 생각이다. 식목일 행사를 '정원도시 서울' 만들기로 확장해서 시민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행사로 기획해서 진행할 생각이다."
 
서울시가 조성할 테마가든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조성할 테마가든 조감도 [사진=서울시]
 
이수연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 약력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졸업
△KDI 국제정책대학원 공공정책학(석사), California Western Lawschool(석사)
△제1회 지방고등고시 
△서울시 복지건강본부 건강증진과장
△서울시 기획조정실 해외도시협력반장, 조직담당관
△서울시 대변인 언론담당광
△서울시 서울로운영단 서울로운영단장
△서울 중랑구청 부구청장
△서울대공원장
△서울시 복지정책실 복지기획관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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