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이사를 앞두고 은행에 방문한 김진한씨는 대출 상담을 받고는 이내 발길을 돌렸다. 지난달 26일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예상보다 3000만원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대출을 받느냐에 따라 한도와 금리가 달라진다는 설명을 듣고 당분간 선택을 미루기로 했다.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서 신규 대출을 앞둔 차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는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스트레스 금리'(가산금리)를 적용한다. 연간 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DSR 비율이 커지고 대출한도는 줄어드는 원리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인 대출자가 변동형을 선택했다면 대출한도는 3억3000만원에서 3억1500만원으로 1500만원 줄어든다. 반면 고정·변동금리가 합쳐진 혼합형을 선택한 사람은 대출한도가 3억2000만원으로 줄어 변동형보다 5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고정금리를 토대로 하는 주기형 대출자는 3억2500만원으로 변동형보다 1000만원, 고정형보다는 500만원 더 늘어난다.
금리도 통상 고정형이 더 낮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연 3.28~5.47%로 집계됐다. 변동형 금리는 연 3.96~5.97%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차이는 최저 기준 0.68%포인트다.
대출한도와 금리만 놓고 보면 고정형이 유리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된 만큼 길게 보면 변동형 대출의 금리부담이 더 낮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리 수준과 스트레스 DSR을 감안하면 고정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기준금리 인하는 확실시되지만 그 시기가 사실상 상반기에서 하반기 이후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당장은 고정형으로 대출을 받고 금리 상황에 따라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3년 이후 변동형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변동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고정형으로 대출을 받아 한도는 높이고 금리는 낮추는 방식을 추천한다"며 "스트레스 DSR에 따른 가산금리가 단계적으로 상승해 한도가 점점 축소될 수 있다는 점,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대출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