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29일 인천 부평을 현역인 홍영표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곳엔 당 영입 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이동주 의원이 경선을 치르게 했다. 당은 지난 27일 임 전 실장도 서울 중·성동갑에서 컷오프 시킨 바 있다.
임 전 실장에 이어 홍 의원까지 컷오프 되면서 친문계의 반발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컷오프 됐음에도 전날 오후 왕십리역을 찾아 주민과 지지자들과 인사했다. 낙천됐음에도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겠단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임 전 실장의 왕십리역 인사 현장에는 홍 의원을 비롯해 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 친문 의원들이 대거 동참했다.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의 패배를 위한 결정에 비통한 심정"이라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반드시 임 전 실장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으로부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윤 의원 역시 "통합하지 못하고 혁신하지 못하는 선거는 질 수밖에 없다"며 "임종석의 성동 공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은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 상태다. 임 전 실장은 컷오프 된 이후 재고를 요청했으나, 지도부는 물러서지 않겠단 입장이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29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엄청난 문제가 돌발되거나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검증 실패가 있지 않은 한 바꿀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천 갈등 상황에 대한 입장을 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민주당 내에선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 문 전 대통령이 입장을 내는 순간 계파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친문계 초선 의원은 아주경제에 "문 전 대통령이 입장을 낼 것이었다면 진작에 냈어야 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이 대표를 수사할 땐 묵묵부답이다가 공천 상황에 갑자기 입장을 내면 (당내 갈등이) 돌이킬 수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 전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면) 논란이 될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내지 퇴임한 대통령과 현 당 대표 간 갈등 프레임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명계 인사들의 공천 탈락이 속속 현실화하면서 당분간 탈당 흐름도 이어질 전망이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을 비판하며서 탈당을 암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울 것"이라며 "윤석열과 이재명을 지키는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을 지키는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