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계파 갈등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가 뇌관이 됐다. 임 전 실장은 당초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준비했으나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임 전 실장 저격성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
임종석 저격한 임혁백…계파 갈등 '뇌관'
임 위원장은 지난달 6일 공관위 1차 심사결과를 발표하며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고 언급했다. 또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도 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한 '올드보이'이자, 친문계 핵심 인사인 임 전 실장을 저격한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실제로 컷오프(공천배제) 되며 친문계와 친명계의 계파 갈등이 폭발했다.
계파 갈등 폭발 조짐은 이전부터 계속 쌓여왔다. 현역 의원 하위 20% 통보와 컷오프가 비명계에 몰리고, 친명계는 대거 단수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친명계인 정청래·서영교·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은 단수공천을 받았다. 지명직인 서은숙 최고위원도 부산 부산진갑에서 단수공천을 받아 본선에 직행했다. 재선 의원인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
기동민은 컷오프, 이수진은 경선
컷오프를 결정할 때 계파가 기준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기동민 의원과 이수진(비례) 의원 모두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기 의원만 컷오프 됐다. 친명계인 이수진 의원은 살아남아 경기 성남 중원에서 하위 10%에 든 윤영찬 의원과 경선을 벌인다.당의 이중적인 공천 잣대에 당직을 내려놓은 의원들도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이기도 한 이재정 의원은 기 의원만 공천 배제되고, 이수진 의원은 경선에 올라간 것을 두고 “한계를 느낀다”는 취지의 글과 함께 공관위원직을 내려놨다.
정필모 의원은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여론조사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해 허위 보고를 받았으며, 외부 개입 정황을 확인해 사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내부에선 공천으로 발생한 계파 갈등이 총선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피어오른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공천 잡음이 발생해 여론이 점차 나빠지면서 형세가 점점 불리해 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3월 여론조사는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초선 의원은 "지금 현 상황만 보면 여당에 비해 조금 불리한 게 맞다"면서도 "다만, 공천이나 경선이 3월 초에 확실하게 마무리된다면 여론은 우리 당 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더 맞춰질 거다. 깎였던 지지율이 다시 오르는 것은 금방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