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엔비디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간처럼 두 다리로 걷고 손을 사용해서 일을 처리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유망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분야 중 하나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꼽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피규어AI'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이조스가 자신의 투자회사 익스플로어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1억 달러(약 1332억5000만원)을, 엔비디아와 아마존닷컴 계열 펀드는 각각 5000만 달러를 피규어 AI에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피규어AI는 기업 가치가 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까지 총 6억7500만 달러(약 898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회사가 목표로 한 5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며 "MS와 오픈 AI 등의 투자가 알려지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MS와 오픈AI는 피규어AI에 각각 9500만 달러와 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실제 MS와 오픈AI의 초기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기업의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인텔의 벤처캐피털이 2500만 달러, LG이노텍이 850만 달러, 삼성의 투자 조직도 5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파크웨이 벤처캐피털(1억 달러), 얼라인벤처스(9000만 달러), ARK벤처펀드(250만 달러), 알리야캐피탈파트너스(2000만 달러) 등도 투자에 참여했다. 아울러 BMW는 지난 1월 미국 자동차 공장에 피규어의 로봇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래산업으로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더인사이트 파트너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22년 9억 달러 수준이었던 것이 2030년에는 34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시장 규모가 2035년 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2031년까지 연간 100만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보급화 단계도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모델이 진화하면서 이를 적용하면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셔츠를 개는 모습을 보여준 것처럼 이제 휴머노이드 로봇도 추론이 가능한 영역까지 발전했다.
큰 걸림돌인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격은 성능에 따라 3만 달러에서 15만 달러 수준이다. 여전히 비싼 가격이지만, 부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지난해(5만 달러~25만 달러) 대비 40%나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추세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급화도 머지않은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노동력이 부족한 분야에 우선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광산, 원자로, 화학물 관리 등 위험한 업무와 자동차 제조업이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안전사고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간호 등 돌봄노동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중국 우한 등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해 온도 점검, 소독, 의약품 배급 등에 역할을 도맡아 했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는 피규어AI 외에도 테슬라, 1X 테크놀러지 AS, 생추어리 AI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휘하고 있는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빠른 속도로 걷고 다섯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이는 옵티머스2 로봇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1X 테크놀러지 AS는 챗GPT가 적용된 이족 보행 로봇을 개발 중이고, 캐나다 스타트업 생추어리 AI는 피닉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