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민 전북 임실군수가 업무추진비로 접대비를 지출하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에 따른 한도 기준인 1인당 3만원을 초과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 상 규제 한도인 인당 4만원을 초과해 식사비를 결제한 사례도 여러 건 있었다.
임실군은 군수와 같은 장소, 별도 공간에서 식사를 한 군수 수행 인원에 대한 인원 집계를 누락해 발생한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대로라면 임실군 스스로 군수 업무추진비 관리가 부실했다고 인정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아주경제가 임실군이 공개한 심 군수가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집행한 업무추진비 내역을 검토해 보니 외부 인사 간담회 등 1인당 3만원을 초과해 접대비를 지출한 건은 총 16회로 나타났다. 전체 식사비 지출 중 업무추진비 훈령상 규제 기준인 1인당 4만원을 초과한 사례는 10건이었다.
훈령에 따르면 간담회 등 접대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인 1회 4만원 이하 범위에서 집행하고, 공직자 등에게 집행하는 접대비는 청탁금지법에 따라 1인당 3만원 이하 범위에서 사용해야 한다.
접대비가 1인당 3만원을 초과한다 해서 일률적으로 청탁금지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직무 관련 공식적 행사가 아닌 간담회 자리에서 공무원,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언론인 등에게 1인당 3만원을 초과해 접대비를 지출했다면 청탁금지법 위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임실군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는 심 군수가 2022년 10월 27일 한식당에서 ‘유관기관 관계자 군정협의 간담’ 목적으로 16명에게 접대비 48만4000원을 지출했다고 기재돼 있다. 지출액을 인원으로 나눈 1인당 접대비는 3만250원으로 청탁금지법 한도인 3만원을 초과했다.
심 군수는 2022년 12월 26일과 지난해 4월 10일 유관기관 간담 목적으로 지출한 1인당 접대비는 각각 3만2500원, 3만2800원이었다. 지난해 4월 27일에도 군정 주요 현안 간담 목적으로 1인당 접대비 5만7750원을 지출했다.
◇“군수 접대비 대상 인원에 수행원 등 4~7명 누락”···‘업추비 관리 부실’ 자인한 임실군
임실군은 이에 대해 업무추진비 집행 시 한도 초과 부분은 비서·운전기사 등 수행 인원이 포함돼 결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 군수가 외부 인사와 간담회할때 동일 식당 내 별도 장소에서 운전기사, 비서 등 수행원이 함께 식사를 할 때가 많은데 그 인원을 집행 내역 작성 시 누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실군은 본지에 스스로 작성·공개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의 인원이 실제 참석자 수와 다르다며 최소 4명에서 최대 7명까지 추가 인원을 반영해 계산한 업무추진비 자료를 보내왔다.
예를 들어 대상 인원 4명, 지출액 23만1000원으로 1인당 5만원대 식사비를 집행한 ‘군정 주요 현안 간담회’ 인원을 8명으로 정정했다. 업추비 공개내역과 달리 1인당 3만원 이하 한도에서 결제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임실군 관계자는 “군수 간담회 시 업무담당 공무원, 운전기사, 수행원 등이 동행하므로 식사를 제공하고 식사비용을 결제하고 있다”며 “각 건별 업추비 집행 시 초과된 부분은 업무담당 공무원과 수행원들을 참석 인원에 포함하면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다만 해당 수행 인원 등이 간담회 자리에 실제 참석했다는 서류상 근거 자료는 남아 있지 않으며 당시 간담회 참석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인원 오류를 정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즉 임실군 측 해명 내용을 증명할 자료가 부재하고, 해명이 맞다 해도 임실군 스스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이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이에 대해 임실군 관계자는 "향후 군수 업무추진비 작성 시 지적 사항을 받아들여 실질에 맞게 인원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