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는 최근 13번째 미니앨범 '시퀀스(Sequence)' 활동과 댄스 콘서트 '희노애락3'를 마친 SF9 유태양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돌 그룹으로, 댄서로 가지는 고민과 기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었다.
"올해 초 SF9 활동과 '희노애락' 활동으로 바쁘게 보냈어요. 먼저 '희노애락'은 그룹 활동과 (연습을) 병행해야 했는데요. 개인적으로 정말 애정이 큰 공연이기 때문에 (바쁜 일정에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초연부터 시즌3까지 모두 참여한 공연이거든요. 처음에는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감정이었다면 지금은 무대 구성이나 의상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어요."
유태양이 초연부터 시즌3까지 무대에 오른 '희노애락'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을 담아낸 댄서들의 이야기를 담은 댄스 콘서트다. 지난 1월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시즌3에서는 '사랑'을 테마로 우리 삶에 잊고 있는 감정, 사랑을 열정적이고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펼쳐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유태양은 SF9 '시퀀스' 활동과 '희노애락' 연습을 병행했다. 고된 스케줄이었지만 무대와 팬들에 대한 애정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희노애락'은 2주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준비해야 했어요. 출연 결정도 공연 직전에 이루어졌거든요. 의상 디자인부터 시안이나 아이템까지 직접 찾고 발품 팔았어요. 항상 그래요. 모든 일이 갑작스레 일어날 때가 많아서요. 놀라운 일은 아니었지만, 고민은 많았죠. 컴백도 공연도 갑작스러웠지만 그와 별개로 최선의 결과를 내려고 해요. (보는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유태양의 무대 후기를 살펴보면 '디테일'에 관한 칭찬이 눈에 띈다. 손짓부터 눈짓 하나하나까지 정교하게 계산하고 철저한 연습으로 만들어낸다는 그는 "뾰족하게 신경 쓰지 않으면 보는 이들은 다 알게 되어있다"고 담담히 답한다.
"무대를 보면 태가 나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지. 뾰족하게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으면 보는 분들은 단박에 다 알죠. 저도 모니터링을 할 때면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후회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 부분을 항상 염두하고 계속해서 연습하면서 고쳐나가죠. 날을 세우면서 날카롭게 다듬어나가는 시간이 필요해요."
유태양은 개인 활동이 그룹 활동의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단단하게 다져놓아야 팀 안에서도 제 색깔을 잃지 않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룹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어요. 그룹의 이미지나 색깔을 염두에 두면서 그 안에서도 충실하게 해나가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저 스스로도 단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 유태양으로서 주체적으로요. 그러지 않으면 자꾸만 저 스스로를 탓하게 되거든요. 댄스 콘서트, 뮤지컬을 계속해서 해나가는 건 저 스스로 단단함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개인 활동은 그의 고민이나 한계를 타파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개인 활동을 하면서 새롭게 익히고 배우는 점이 많아요. 제 몫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요. 팀 활동으로 음악 방송을 하는 것과는 다른 경험이잖아요. 혼자 활동하다 보면 모든 게 나의 영역이고 나의 책임이기도 하고요.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제가 못하면 그냥 못한 무대가 되어버리는 거니까요. 내가 중심이니 어쩔 수 없이 그 몫을 해내는 것도 저여야 하죠. 그래서 더욱 어렵고, 배워야 하는 일도 많지만 그만큼 얻는 즐거움도 커요."
그는 어떤 질문도 깊이 고민하고 신중하게 답하곤 했다. 유태양과의 대화에서 인상 깊었던 대목은 '책임'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책임에 관한 고민이 많은 시기" 같다며 진중히 고민을 털어놓았다.
"요즘 딱 그래요. 그런 시기 같아요.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뭘까' '어떤 걸 지향해야 하는 걸까' 고민이 많아요. 이래저래 많은 시도를 하고 방법을 찾아보고 있어요. 시간이 지났을 때 후회가 덜 남는 쪽으로요. 어쩌면 30년, 40년 뒤 이 순간은 역사가 될 수 있으니까. 기록에 남는다면 당당한 것들을 남겨놔야죠."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깊은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더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괴로움이었다. 성장과 발전에 대한 열망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몇 달 전 심하게 자괴감에 빠져있었어요. 유명인들은 많고 그들을 계속 보다 보니 '아, 나는 왜 저렇게 할 수 없을까'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고 만 거죠. '이렇게 해도 난 안 되나 보다.' 하고요. 그러다가 문득 '어제의 나보다 나아졌으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꼭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해야 할까? 번뜩 그런 생각이 드니까 다시 춤이 춰지더라고요. 무의식 속에서 답을 찾아낸 거 같아요."
유태양은 매일 아침 이상향에 대한 글을 쓴다. 짧고 간략한 글이지만 자신을 "주체적으로 만들어주는 일 중 하나"라고 여긴다. 이끌려 가는 게 아닌 스스로 길을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배우고 또 연습한다.
"과정이 조금 어렵더라도 내 것을 찾아가는 건 좋은 일 같아요. 성격적으로도 그래요.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하지 못하면 꼭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자기 자신을 재료로 쓰고 소진할 때까지 밀어붙인다는 말에 슬그머니 걱정됐다. 완벽을 추구하는 만큼 자기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고 채찍질하는 건 아닐는지 우려되는 마음에서였다. "오래 달리려면 일정한 '쉼'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건네자 그는 "성격이 그렇다"며 멋쩍게 웃었다.
"물론 그런 시기가 안 오는 건 아니에요. 힘들죠. 이번 공연을 할 때도 '내가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지' 싶을 때도 있었어요. 잠도 못 자고, 식단 관리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 멋있어서죠. 하하.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 굴러가지 않을까요? 하하."
그는 노력의 여부는 결국 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력한 만큼 무대는 만들어지고 그 결과를 팬들이 지켜본다는 부연이었다.
"사람들이 제게 기대하는 점들이 있잖아요. '믿고 본다'거나 '걱정 않는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정말 감사한 말이고 그만큼 더 해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껴요. (그런 기대가) 부담이 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계속해서 저를 다듬다 보니 그게 '원동력'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예를 들어 뮤지컬 한 편을 올린다고 했을 때 같은 역할이더라도 각각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게 다르잖아요. 보는 사람들도 결국 내가 했을 때만 느끼는 진심을 알 거로 생각해요. 가끔 팬분들께서 저도 모르는 디테일을 찾아주시곤 하거든요? 그럴 때면 소름이 돋고 정말 기뻐요. '헛되지 않았구나' '나의 노력을 몰라주지 않았구나' 하면서요. 계속해서 진심을 보여드리고 싶고 더욱더 노력하고 싶어져요."
미니 앨범 '시퀀스'와 댄스 콘서트 '희노애락' 활동을 마친 유태양은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잠시간 휴식기를 가진다.
"올해도 바쁘게 보낼 예정이에요. 뮤지컬도 계획 중이고요. (뮤지컬은) 매번 할 때마다 변하는 걸 느끼는데 그게 정말 짜릿해요. 또 SF9 활동도 같이할 거고요. 올해도 팀 활동과 개인 활동을 병행하면서 보내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