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GS건설··· 이미지 타격에 시장 자금조달 우려도

2024-02-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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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GS건설 제공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사옥 [사진=GS건설]

지난해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시공사인 GS건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는 사망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부실시공에 대해 국토부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행정처분이다.

영업정지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GS건설의 부동산 프로잭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 리스크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탓에 보유한 현금을 대거 사용한 GS건설이 PF 만기에 앞서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영업정지 탓에 시장성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시각에서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서둘러 우량자산을 매각해야 PF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부, 8개월 영업정지 확정···GS건설 "법적 대응 불가피"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GS건설, 동부건설, 대보건설, 상하건설, 아세아종합건설 등 5개 건설사업자에게 영업정지 8개월의 행정처분을 부과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8월 말 GS건설에 대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건설분야 행정처분심의위원회 심의와 GS건설 등 당사자가 참여하는 청문 절차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영업정지 8개월을 최종 확정했다. 아울러 국토부와 별개로 서울시도 전날 GS건설에 대해 품질시험 또한 검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아 부실공사를 야기했다고 보고 영업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부과했다. 시는 또 GS건설의 안전점검 불성실 수행 혐의에 대해서도 오는 3월 청문 절차를 진행한 뒤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추가로 내릴 예정이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설사들은 해당 기간에 계약 체결과 입찰 참가 등 신규 사업과 관련된 영업 행위가 금지된다. 다만 영업정지 처분 이전에 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허가나 인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의 경우는 계속 시공을 할 수 있다.

국토부 등의 행정처분에 GS건설은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GS건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지난해 국토부와 서울시로부터 처분사전통지서를 수령한 이후 국토부와 서울시 청문 절차를 각각 거쳤고, 청문에서 추가 의견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등 시공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소명을 다했으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이 국토부·서울시 행정조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행정처분 취소 소송 판결 시까지 영업활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또 영업정지 처분에 따라 영업활동이 중단되는 부분은 토목, 건축, 조경에 한정되며 플랜트, 환경, 해외 사업 등은 계속할 수 있다.

◆붕괴 사고 뒷수습에 현금 소요···올해 분기별 PF 차환 우려도

법적 대응 수순을 밟게 되면서 GS건설은 당장 영업활동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지 훼손이나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타격이 불가피하고 재무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분기마다 5000억~6000억원 수준의 PF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말까지 만기 규모는 총 2조394억원 달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GS건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2조543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과도한 규모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수습하면서 입주가 지연된 수분양자들에게 총 2900억원가량의 자금을 대여한 결과 상황이 바뀌게 됐다. 사고 수습에 막대한 현금을 소요한 탓에 PF를 제때 상환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시장성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시장은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선언한 후폭풍으로 올해 현대차·SK 등 일부 대기업 그룹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시장성 자금을 조달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GS건설의 경우 영업정지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냉랭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GS건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도 GS건설을 주요 모니터링 기업으로 꼽았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올해 분기별로 PF 차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국토부와 서울시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이 현실화돼 GS건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량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PF 우발 채무 관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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