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첨단 정찰기가 북한의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발사 하루 만에 한반도 상공에 출격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복수의 민간 항공추적사이트 등에 따르면 미국 공군 통신감청용 정찰기 RC-135V ‘리벳조인트’가 이날 서해와 강원도 내륙을 왕복 비행했다. 노출된 항적을 보면 인천앞 서해와 수도권 남부·강원 내륙을 광범위하게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벳조인트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도 탑재하고 있다. 북한은 통상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 신호를 발신한다. 이 때문에 이날 리벳조인트가 한반도에 출격한 것은 북한 미사일 관련 활동을 집중 감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리벳조인트는 지난 22일에도 한반도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경기도와 강원도 내륙을 왕복 비행했으며 동해와 서해 상공에서도 장시간 항적을 노출했다.
북한은 연초부터 무력 도발을 일삼고 있다. 이달 5~7일에는 사흘 연속 서해 접경지역에서 포사격을 감행했다. 14일에는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했다. 19일에는 핵 무인 수중공격정 ‘해일’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24일에는 개발 중인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인 ‘불화살-3-31형’을 처음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하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28일에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SLCM을 쐈다. 불화살-3-31형은 기존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1·2형’의 개량형이다. 명칭 뒤에 ‘31’이 붙은 것은 북한이 작년에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 추가 발사뿐 아니라 판문점과 접경지역,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포함한 동·서해상, 수중, 공중 등에서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