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수문과 춘추관, 운현궁 현판 글씨를 쓴 서예가 초정(艸丁) 권창륜 씨가 27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0세.
경북 예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앙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서예계의 거목이었던 일중(一中) 김충현과 여초(如初) 김응현 형제를 사사했고 1979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국전)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며 서예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해박한 서예 이론을 바탕으로 고법에 충실하면서도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개성이 뚜렷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서와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서예의 5개 서체는 물론, 사군자와 문인화, 전각 등에도 능했다.
청와대 인수문과 춘추관, 연무관, 운현궁 현판 외에도 2011년 제작된 제5대 국새의 아래 글씨 부분인 인문(印文)도 그의 작품이다.
2009년에는 고향인 경북 예천에 자신의 호를 딴 초정서예연구원을 열어 후학을 양성해 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8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발인은 29일 오전 10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