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 경기, 인천 등 지자체가 K패스 등 대중교통 요금 지원 정책 협업을 강화한다. 정책이 각각 서로 달라 수도권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만큼 협업을 통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합동 기자설명회를 열어 정부·지자체의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을 소개하고 4자 협력을 통한 혜택 확대를 약속했다. 수도권 승객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서비스가 쏟아져 승객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월 6만원대 금액으로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27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따릉이를 포함할 경우 6만5000원, 따릉이를 제외할 경우 6만2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민은 K패스와 기후동행카드 중 대중교통 이용 패턴과 지역에 따라 유리한 카드를 선택하면 된다.
또한 서울시는 올 상반기 중 월 5만원대 기후동행카드 '청년권'을 출시해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사회·경제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기후동행카드 청년권은 만 19~34세 청년들이 월 5만8000원 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시행 시기나 신청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또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 기간 중인 오는 4월부터 인천과 경기 김포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근 지역 주민까지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정부의 K패스를 기반으로 경기·인천 주민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한다.
'The경기패스'와 ‘인천 I패스’는 K패스의 월 적립 상한인 60회를 초과하는 대중교통 이용도 무제한으로 적립할 수 있다. 청년층의 연령은 경기·인천의 경우 39세까지 확대한다. 인천의 경우 65세 이상 어르신의 환급 혜택을 상향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인천시는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와 유사한 개념의 인천시 광역버스 무제한 정기권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며 경기도 소재 대학교로 통학하는 A씨(22)의 경우 K패스로 매월 60회까지 이용한 교통비의 30%를 환급받을 수 있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며 서울로 매일 출퇴근해 매월 70여회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B씨(39)의 경우 ‘The경기패스’로 60회 초과분까지 30%를 환급받는다.
다만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사이의 교통 할인 체계가 엇갈리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예컨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시 종각역(서울)에서 승차해 수원역(경기)에서 내린다면 하차역에서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이 같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일각에서는 수도권 교통 할인 요금을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정부와 각 지자체는 대중교통 할인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상호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용자 혼선이 없도록 사업별 혜택과 적용 범위 등을 상세히 안내할 계획이며, 대중교통비 지원 외에도 교통시설 확충, 버스·전철 증차 등 다양한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국토부와 지자체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27일 출시되는 기후동행카드를 신호탄으로 우리나라 대중교통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께 더 나은 이동 경험을 제공하고자 국토부, 경기도, 인천시와 협력해 추가 혜택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