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자발적으로 실직한 직장인 절반 이상이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2월 4∼1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그해 1월 이후 실직한 123명 중 계약 기간 만료와 권고사직, 해고 등 비자발적 퇴사자가 91명(74.0%)을 차지했다.
특히 비자발적 퇴사자 중 비정규직은 63.3%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해 정규직(38.7%)보다 미수령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 단체는 사용자가 사실상 해고하면서 노동자에게 협박을 통해 사직서를 받아내거나 해고 상황에서 은근슬쩍 자진 퇴사로 처리했다는 내용의 제보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퇴직 사유로 직장 내 괴롭힘을 적지 않으면 실업급여를 주겠다며 협상을 시도한 경우도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51.4%는 실직 등의 상황에서 사회보장 제도에 대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전혀 충분하지 않다'는 8.6%, '충분하지 않은 편이다'는 42.8%로 조사됐다. '매우 충분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5.6%에 불과했다.
정부가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없애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64.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실업급여 하한액을 하향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취업과 실직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과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등 일터 약자들의 삶의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