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 사건은 아들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특수교사의 수업 내용을 녹음한 파일의 위법성 여부가 쟁점이 됐다. 최근 대법원이 몰래 자녀 가방에 넣은 녹음기로 수집한 녹음 파일은 증거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놓음에 따라 A씨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반면 검찰 측은 최근 선고된 대법원 사건과 본 사건 간에는 차이가 있다고 맞섰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이 사건 피해자는 자폐아동으로 자기가 경험한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고 방어능력이 미약하다는 점에서 최근 판례와 차이가 있다"며 "사건 특성상 녹음 외 피해 아동의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수교사 A씨 측 변호인은 "A씨 발언을 녹음한 파일은 증거능력이 없으며 일부 증거가 인정되더라도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피고인 측 김기윤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는 수업 내용이 교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것이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라고 판시한 것"이라며 "이는 통신비밀보호법상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해 (녹음파일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 전현민 변호사는 "피고인의 발언으로 정신적 피해가 생겼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인의 심한 발언이 상당 기간 지속됐는지에 대해서도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애정을 가지고 가르친 장애 학생의 학대자가 된 사실이 너무 슬프고 힘들다"며 "피해 아동과 함께하며 쌓아온 신뢰와 제 노력을 고려해 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라고 말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선고재판은 다음달 1일 오전 10시 40분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