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50인 미만 중소기업 존폐 열흘 남았다

2024-01-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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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정래
[사진=김정래]
오는 27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50인 미만 사업 또는 사업장, 5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한 유예기간이 종료된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다시 2년 추가 유예하는 개정안이 올랐으나 무산됐다.
 
중처법은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 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법이다. 업종과 관계없이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인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2021년 1월 법 공포 후 지난해 1월 27일부터 시행됐다.
 
경제계는 지금도 사고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역량을 집중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50인 미만 사업장은 자체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도 있지만 대기업의 하청에 재하청 기업들도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업주가 영업, 생산, 경영 등 1인 다역을 수행하고 있어 사업주가 구속되거나 징역형을 받아 부재시 폐업 가능성이 크고, 근로자도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중처법 시행에 준비된 중소기업은 10곳 중 2곳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8월 50인 미만 중소기업 892개사를 대상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80%는 ‘중처법 시행에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상당 부분 준비가 됐다’는 응답은 18.8%,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곳은 1.2%에 그쳤다.
 
반면 노동계는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2년 유예 기류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50미만 사업장이 중대재해 발생의 온상인 만큼 중처법 유예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치하겠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재해 현황(2022년 기준)에 따르면 산재 사고 사망자는 모두 874명으로, 이 가운데 81%인 707명(5∼49인 365명·5인 미만 342명)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망했다. 더불어 2년 유예를 줘도 2년 후와 상황은 같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 주장에 50인 미만 사업장 대상 중처법 2년 유예의 정당성이 있다. 중처법이 현장에서 실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노동계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유예 기간이 2년 연장 시 “더 이상 유예 요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유예 기간을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정부·노동계와 협력해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고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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