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3년 반 만에 아시아 시가총액 1위 왕좌를 탈환했다. 중국 증시가 하락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일본 증시는 연일 파죽지세의 기세로 오르고 있다.
12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전날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77% 오른 3만5049.86을 기록하며, 1990년 2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종가 기준)를 찍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2020년 7월 도쿄증권거래소의 시총을 추월했다. 약 3년 반 만에 도쿄증권거래소가 다시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일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갑자기 축제의 시간”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일본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에는 도요타자동차(3.6%), 소니그룹(3.5%), 히타치(4.2%) 등 대형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시가총액 10조엔(약 684억 달러)이 넘는 기업들이 이렇게 높은 일일 상승폭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강진과 실질임금 위축 등으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증시에 호재가 됐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5엔 수준을 맴돌며 엔저가 계속되자, 외국인들이 일본 증시를 대거 사들였다.
세계 자산가들도 포트폴리오에서 일본 증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 UBP는 지난달 런던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프레젠테이션의 약 30%를 일본 증시에 할애했다.
중국 불확실성도 일본 증시에 상승 요인이다. 중국 당국이 온라인 게임 규제를 발표한 후 중국 게임주는 지난해 말 급락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니시 데츠히로는 "중국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금이 일본 주식으로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