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으로 대변되는 '거대 양당'에서 빠져나온 제3지대의 '빅텐트' 구성이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모두 '양당 정치의 폐해'를 질타하면서 빅텐트 구성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3지대의 인지도가 미미한 점이나 거대 양당의 견제가 계속되는 점 등을 들어 전문가들은 빅텐트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
금 공동대표는 지난 6일 조대원 개혁신당 대구시당위원장 내정자의 북콘서트에서 "일단 서로 힘을 키우다 보면 어떤 형태로든지 힘을 모아낼 찬스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서도 "자주 소통하고 있는데, 비슷한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의 연대 방식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5일 "양당이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며 "공천 과정에서 교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제3지대 앞에 놓인 장애물들이 이들의 연대 가능성을 높인다고도 본다. 우선 제3지대의 지지율 문제가 있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위원장의 개혁신당 지지율은 10%, 이낙연 신당 지지율은 6%(표본오차는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알앤써치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해 12월 27~29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을 지지한다' 23.1%, '지지하지 않는다' 66.5% 등의 응답이 나왔다. 신당에 대한 비호감이 호감도보다 약 3배 앞섰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3.0% 포인트다. 응답률은 2.6%이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안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야가 이번 총선룰을 어떻게 정할지도 관건이다.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가 내년 총선에서도 이어지면 권역별 3% 이상 정당 득표율만 기록해도 권역별 최소 1석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병립형으로 회귀하면 최소 7%를 넘겨야 비례 의석을 1석 배분받을 수 있다. 여야는 현재 병립형 회귀에 무게를 싣는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장성철 공론센터장은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제3지대는 의석수라는 현실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며 "각자가 갈라서서 신당을 창당할 경우 영향력이 있을 만큼 유의미한 의석수를 확보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도 갈라서면 합쳐졌을 때 지지율의 반밖에 안 나오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3지대가 이루는 빅텐트는 일종의 정치적 바람을 일으키려는 것인데, 바람은 혼자 일으키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모이려는 것"이라며 "일단 모여야 표라도 많이 가져오는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도 "제3지대는 신당을 창당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게 아니라 여당과 민주당과 맞설 새로운 세력이 되려는 게 목표일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힘을 합쳐 덩치를 키울 것으로 보이는데, 대중적 인지도나 호감이 그들이 말하는 거대 양당보다 높지는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