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고 있었다. 오전 10시 27분께,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파란색 머리띠를 쓴 60대로 보이는 남성이 "사인 좀 해달라"며 이 대표에 다가섰다. 그 순간, '퍽' 소리와 함께 이 대표가 쓰러졌다. 남성이 준비해 온 흉기로 왼쪽 목 부위를 찌른 것이다. 현장은 순식간에 비명과 고성으로 뒤덮였다. 이 대표 피습 현장은 극단의 정치로 인한 비극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 대표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었다. 이 대표는 정부의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거부권 행사가 옳지 않은 것에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며 차분히 답변을 이어가며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피습 이후 당 지도부, 유튜버, 지지자들을 비롯해 100~150명가량이 모인 자리는 순식간에 통제불능 상태로 변했다. 이 대표는 사건 발생 20여분 후인 오전 10시 47분께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부산 서구 아미동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졌다.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는 경찰·형사팀 20명가량이 긴급 배치됐고, 지지자들과 민주당 관계자 수십명이 몰려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였다. 지지자들은 "대표님 힘내세요"라는 구호를 보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피습 사건이 알려진 이후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이 대표의 쾌유를 비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쟁도 주요 일정도 순간 멈췄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참석을 취소했고, 여야 2+2협의체 회의도 연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도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서 "쾌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이별을 예고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SNS에 "이 대표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부상이 크지 않고 어서 쾌유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썼다.
한편 대검찰청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정당 대표에 대한 테러로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부산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경찰과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정히 처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