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이 일제히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을 주문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충성고객 확대와 성장 동력 확보 등 다양한 해법도 제시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신사업’과 ‘글로벌’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신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장남인 신유열 전무를 낙점했다. 신 전무는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 승진과 함께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았다.
신 회장은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롯데는 2030년까지 총 1조원을 들여 전국에 6개의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짓는다. 오프라인 유통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24년 화두로 ‘한 클릭의 격차(One Less Click)’을 제시하며 회사와 소비자 간 간격을 좁히자고 강조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실행 단계에선 ‘한 걸음 더(ONE MORE STEP)’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4년 만에 매출 규모를 1조원 이상 늘리면서 단일 점포로는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달성했으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서울 외 지역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2조 점포’에 등극했다.
정 부회장은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의 '최초'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수익성 강화를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경영진단을 통해 핵심 사업의 수익 기반이 충분히 견고한 지를 점검하고 미래 신사업 진출 역시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달라”며 “2024년에는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기본 명제를 다시 한 번 바로 세우자”고 재차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국내 미술계 최대 행사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3’를 개최하는 등 ‘아트 비즈니스’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소비 여력이 큰 미술 쪽 소비층을 백화점 고객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도입한 지주 회사 체제를 안착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함께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로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이룬다는 ‘비전 2030’ 달성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비전 2030’도 고정된 계획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가는 과정(Visioning)이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계획을 재설계해 나가다 보면, 새로운 성장기회에 대한 ‘유레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Growth Mechanism)의 확립’을 최우선 목표로 다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올해는 지주회사 체제의 경영기반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사업 안정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 등 핵심 매장을 중심으로 리뉴얼을 지속할 계획이다. 신사업으로는 헬스케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건기식 사업은 정 회장의 ‘비전 2030’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세계 1위 종합 식품회사인 네슬레의 헬스케어 자회사 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 손잡고 바이오·헬스케어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제 오프라인과 온라인 둘 중 하나로는 기업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장점들을 극대화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