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안보고서] 가계·기업 빚, GDP 2.27배 또 역대급…금융불안 '위기단계' 근접

2023-12-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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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부 대출 창구 앞을 이용객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부 대출 창구 앞을 이용객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가계와 기업 빚이 한국 경제 규모 대비 2.27배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국내 금융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 역시 주의 단계에 진입한 이후 추가 상승해 위험단계에 근접하며 경제 뇌관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시스템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향후 통화긴축 기조 변화 가능성, 내수 회복세 약화, 부동산경기의 불확실성 등이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주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와 기업 빚을 종합한 민간신용 레버리지(민간신용/명목GDP) 추정치는 227%로, 6개월 전(224.5%)보다 상승하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 중 가계대출은 주택구입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돼 감소폭이 축소(전년동기대비 -0.9%)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역시 운전자금 수요와 대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행태 완화 등으로 증가세(6.9%)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대해 한은은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의 하향 안정화를 위한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대출의 경우 DSR 적용범위 확대, 변동금리 대출 스트레스 DSR 도입 등 기발표된 가계대출 관리대책이 차질없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고 DSR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가계대출을 축소해 나감으로써 채무상환능력에 따라 대출을 실행하는 원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3년 12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종한 금융리스크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김인구 금융안정국장 이정연 안정분석팀장 사진한국은행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3년 12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종한 금융리스크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김인구 금융안정국장, 이정연 안정분석팀장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기업대출에 대해서도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조정을 유발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부동산 관련 비중의 점진적 축소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특히 올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경기가 다시 위축될 경우 부동산PF 관련 금융기관 손실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 부총재보는 "(부동산 리스크 현실화 과정에서)손실흡수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되는 금융기관들은 자산건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예금이 인출될 경우 유동성 관리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면서 "또한 부동산PF의 주된 자금조달 수단인 단기 PF-ABCP, CP 등의 차환리스크가 커지면서 신용스프레드 상승과 자금조달 비용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대외·실물경제·가계·기업 등과 관련한 지표를 종합한 금융불안지수는 19.3(주의단계)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초 레고랜드 사태(24.3) 당시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지난 5월(17.8)에 비해서는 오른 수치다. 금융불안지수가 8이상이면 주의 단계, 22이상 이면 위기 단계로 분류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측정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 역시 지난 3분기 기준 41.5로 예년 대비 하락폭이 다소 축소됐다. 

이 부총재보는 "올 하반기 민간신용 증가세가 다소 더디게 둔화돼 금융불균형 심화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면서 "특히 예상보다 더딘 가계신용 증가세 둔화속도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시스템 내 잠재 취약성을 높이고 가계의 소비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며 관리 강화 필요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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