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대어급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장 곳곳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다. 입찰 참가 전 현장설명회에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 참여하며 신년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급등한 공사비와 금융비용으로 인한 선별수주 기조가 지속되면서 사업성에 따라 수주전의 온도차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는 이달 22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다. 앞서 신반포27차 재건축조합이 지난달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대형건설사 8개사가 참여했다.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건설, 금호건설, 대방건설이다. 2개 동, 201가구로 규모는 작지만 입지가 우수하고 조합이 책정한 공사비가 높아 많은 관심이 쏠렸다는 평가다. 조합이 제시한 총공사비는 984억2972만원으로, 3.3㎡당 907만원 정도다.
가락동 가락미륭아파트도 2일 두 번째 입찰을 마감한다. 1차 입찰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참여한 바 있다.
2차 입찰을 진행 중인 동작구 노량진1구역도 2월 15일 입찰 마감 예정으로, 시공사 두 곳 이상 참여할 경우 3월 중으로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현재 건축심의 접수를 준비 중인 용산구 한남4구역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 절차가 중단됐던 여의도 한양아파트와 서초 신반포12차와 신반포16차도 상반기에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격돌 중인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도 이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현장 설명회에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했다고 해도 실제 입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건설경기 침체로 시공사들이 선별수주 기조를 보이면서 알짜 정비사업지도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서초구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도 "관심을 보이던 시공사들이 다른 사업지 수주전에 더 집중하기 위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택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서 요즘 모든 건설사들이 도시정비 수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입찰 직전까지도 참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