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 수출이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 효자 산업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다만 이차전지와 석유화학 수출은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산업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에 따르면 올해는 석유화학과 이차전지를 제외한 전 산업 분야 수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는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될 업종으로 꼽힌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15.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수출이 크게 줄어 무역수지 적자 확대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올해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증가로 상황이 나아질 전망이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구축, 어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가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 등으로 올해 말까지 반도체 수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전한 조선업 역시 올해는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향후 3~4년치 일거리가 쌓여있는 상황이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 세계 친환경 선박 발주량 중 우리나라의 수주 비중은 45.3%에 달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향후 2년 동안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량이 3배 이상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거론된다.
박 실장은 "2021년 수주한 대량의 선박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하면서 10%대의 높은 수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해운 시황의 더딘 개선 등은 하방 리스크로 짚었다.
올해 이차전지와 석유화학 수출은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지난해 호조였던 이차전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흐림'이 예보된 상황이다. 내수 시장에서도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국내외 전기차 보조금 폐지·축소 영향으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보다 비싸 소비 심리를 억제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