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가 증폭되는 이유로 브리지론(제2금융권 단기차입금)이 대부분 회수가 아닌 만기 연장만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브리지론 만기 연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해야 하는데 시장이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브리지론 리스크가 제2금융권 내 캐피털·저축은행에 집중돼 있지만 보험권도 가장 높은 PF 대출 잔액과 관련 한도 규제가 없어 새로운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는 금융업권'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브리지론이 대부분 회수가 아닌 만기 연장만 되고 있어 부동산 PF 리스크 감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PF 대출은 본PF 대출과 브리지론 방식이 존재하는데, 브리지론은 본PF로 가기 위한 제2금융권 단기 차입금을 말한다. 6개월에서 1년 만기 고금리로 대출이 진행돼 고수익·고리스크라는 성격을 띤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선 2금융권 내 PF 연체율이 높은 저축은행권(9월 말 기준 5.56%) 부실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보험업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은행권 43조1000억원 △증권업계 5조5000억원 △저축은행권 10조원 △여신업계 26조원 △상호금융 4조8000억원 등 타 금융권 대비 관련 수치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보험권 PF 대출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23.5%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내놨다.
금융권은 보험권 PF 대출에 대해 타 금융권과 다르게 별도 규제 한도가 없어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저축은행은 신용 공여 총액 대비 20%, 증권사는 투자한 자기자본 대비 30%, 여신전문금융사는 여신성 자산 대비 30%까지 PF 대출 한도가 있다. 반면 보험권은 장기성 안전 자산이라는 이유로 다른 금융권 대비 별도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고 금융권에서는 설명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9월 말 기준 보험권 PF 대출 연체율은 1.11%로, 해당 기간 금융권 평균 PF 연체율인 2.42%보다 관련 수치가 낮아 당장 위험성은 높지 않지만 풍선효과가 이어진다면 부실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보험업권에 대해서도 증권사, 여전사 등 다른 제2금융업권처럼 PF 대출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