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 올해 첫 '저온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북방 곳곳에서 한파와 폭설로 전력·교통망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008년 '폭설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17일 오전 7시(이하 현지시간) 베이징시 남부 기상대에서 관측한 기온은 -14.3℃로 올 겨울 들어 최저점을 기록했다. 베이징 외곽의 핑구·화이러우 등지 기온은 -20℃ 이하로 내려갔다. 지난 15일 베이징 시내 대다수 학교에는 휴교령도 내려졌다.
지난 13일부터 중국 대륙에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평소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창장 이남 지역인 상하이·푸젠·저장 등지 기온도 영하로 내려갔을 정도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16일 오전 10시 올 들어 첫 저온 황색 경보를 내렸다. 네 단계 경보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기상대는 향후 일주일간 베이징에 -10℃ 이하 저온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오는 18~19일 동북부 헤이룽장성 지역 기온은 -46~-48℃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고했다.
며칠째 이어진 전국적인 한파로 교통·통신 두절, 전력공급 중단 등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7시 기준, 폭설과 도로 결빙 등 여파로 전국 308개 도로와 201개 고속도로가 폐쇄됐다. 폭설로 일부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베이징서역에 따르면 16일 하루에만 이곳서 광저우·선전·난닝·시안·우한·청두·창사·정저우 등지를 오가는 열차 37개 노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전날에는 52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창장 이남 지역도 마찬가지다. 저장성 지역 해상운송 노선 128개와 광둥성 여객운송 노선 29개가 한파로 운행이 중단됐다.
결빙으로 전력선이 끊기고 송전설비가 고장나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태도 발생했다. 중국 국가전력망에 따르면 13~16일까지 폭설 한파로 톈진·허베이·산시·산둥·허난 등 지역의 송·배전선이 끊겨 28개 도시 지역 주민들이 영향을 받았다.
특히 산시성 위안취안현 주민 20만명은 13일 저녁부터 사흘째 이어진 정전, 난방 불안정, 통신·교통 두절로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산시신문망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영하 -15℃의 혹한 속에 100명 이상의 정비공이 동원돼 해발 1700m 고도의 산봉우리 철탑에 올라가 송전선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15일 저온·폭설·결빙 재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속한 제설·제빙작업으로 교통·전력망 안전을 확보하고 석탄·전기·가스 공급능력을 끌어올려 민생 안전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며칠째 이어지는 한파로 인해 일각에서는 올해에도 2008년과 같은 폭설대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08년 1월 중국 대륙에는 춘제(음력 설) 연휴를 앞두고 남방지역이 50여년 만의 최대 폭설과 한파를 겪으며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해 경제손실액만 1500억 위안(약 27조원)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