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이 흔들리는 가운데 EU의 결정은 지지부진한 전쟁에 갇혀 있는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높일 전망이다. 다만, 같은 날 헝가리의 몽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 달러에 달하는 EU 차원의 예산 지원은 무산됐다. 이는 EU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나흘 만인 지난해 2월 28일에 EU 가입신청서를 냈다. 1년 10개월 만에 가입 협상을 위한 절차가 개시된 것이다. 통상 EU 가입을 위해서는 수년이 걸리나, 개시만으로도 우크라이나에 힘을 보태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나 오르반 총리가 기권하면서 26개국 정상들만 회의장에 배석한 상태에서 '만장일치'가 성사됐다. 오르반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동영상을 통해서 “완전히 무의미하고 비합리적이며 잘못된 결정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EU가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여전하다. 이날 EU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약 500억 달러 규모의 예산 지원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헝가리가 예산 지원에 홀로 반대하면서 만장일치 동의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