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안정 속 쇄신'을 택했다. 8개 계열사 중 6곳 CEO를 교체했으나 대부분 내부 출신을 중용해 그룹 안정을 추구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KB금융은 1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중 KB증권(WM부문),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 등 6곳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이사 대부분은 내부 출신 핵심 인재로 발탁해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정림 대표가 금융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으면서 공석이 된 KB증권 자산관리(WM)부문 대표이사 자리는 이홍구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이 채운다. 김기환 사장이 물러나는 KB손해보험에는 구본욱 KB손해보험 리스크관리본부 전무가, 이현승 사장이 물러나는 KB자산운용에는 김영성 KB자산운용 연금&유가증권부문 전무가 대표이사로 추천을 받았다.
조직 내에서 우수한 성과를 이끌어내며 경영관리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폭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추진력을 갖추었다는 점도 인정받았다.
일부 계열사는 지주사와 은행 출신 임원이 자리를 채운다. KB캐피탈은 빈중일 국민은행 구조화금융본부장이, KB부동산신탁에는 성채현 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 KB저축은행은 서혜자 KB금융지주 준법감시인 전무가 발탁됐다.
이들은 그룹 내 핵심 사업 부문에 대한 업무 전문성과 내실 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실행력이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 개인고객, HR 등 풍부한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과 영업현장, 조직 전반에 대한 폭넓은 식견을 갖추었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서 대표이사 후보자는 조직 내 다양성을 고려한 여성 후보자다.
이번에 추천된 후보는 이달 중 대추위 최종 심사와 추천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신임 대표이사 임기는 2년이며, KB증권 이홍구 후보는 KB증권 김성현 후보와 같이 1년이다. 재선임 후보 임기도 1년이다.
대추위 관계자는 "내부 인재를 중심으로 한 선순환 경영승계 구조 정착과 계열사 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두었다"며 "추천된 후보자들이 우리 주변 이웃과 함께 성장하고 사랑받아온 KB금융이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