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와 갈륨·게르마늄, 흑연 수출 통제 등 중국의 자원 무기화 행보도 가뜩이나 저성장 덫에 걸린 한국 경제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 잡았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올해는 목표치 5%를 달성할 것으로 봤지만 내년과 후년에는 평균 4.0%, 2026~2030년에는 3.8% 등으로 박하게 평가했다.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부동산 리스크 여파가 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부채 부담이 가중돼 경기가 하강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중국 경제가 부진에 빠지면 반도체 사이클 회복 등으로 점차 살아나던 국내 주력 산업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최대 교역국인 탓이다.
여기에 중국발 공급망 위기까지 겹쳤다. 최근 논란이 되는 차량용 요소의 경우 중국 세관이 해외 반출을 위한 통관을 보류하면서 2년 만에 '요소수 대란'이 재연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반도체 원료인 갈륨·게르마늄,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흑연 등의 수출 통제도 지속하고 있다. 대부분 우리나라 주력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원료들이라 경제 전반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변수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침체와 자원 무기화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시장을 추가 발굴하고 신흥국과의 통상 외교를 강화하는 등 수출 다변화 전략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것은 결국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중국으로의 수출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변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전날 "중국 의존도가 강화됐지만 경쟁적 관계가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글로벌 체인(가치 사슬)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