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 거래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둔화 우려, 매수·매도자 간 거래 희망가격의 간극이 벌어지며 주택 구매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회전율은 3.04%로 2022년 2.2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거래 신고가 최초 도입된 2006년(8.82%) 이후 아파트 매매 회전율이 5% 이하를 기록한 경우는 2022년과 올해뿐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양적완화 조치로 저금리 장기화가 실현된 2020년 7.9%까지 상승한 아파트 매매 거래회전율은 2021년 5.36%로 낮아진 이후 5% 이하에 머물며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거래회전율(3.04%)은 2006년 8.82% 최고치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방권역은 상황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아파트 매매거래 급감에 따라 거래 회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역도 상당하다.
충청남도의 2023년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은 4.27%로 지난해 4.51%보다 0.24%포인트(p) 하락해 2006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어서 강원특별자치도(4.02%), 경상북도(3.87%), 전라남도(3.77%), 전라북도(3.7%), 경상남도(3.44%), 제주특별자치도(2.53%) 등도 올해 가장 낮은 거래회전율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역대 가장 낮은 거래회전율을 기록한 2022년보다 0.24~0.81%p씩 관련 수치가 더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해에 비해 2023년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이 회복된 지역도 있다. 전국 17개 지자체 중 지난해보다 거래 회전율이 개선된 지역은 총 9곳이다. 인천광역시는 올해 3.23%로 지난해 1.66%보다 1.57%p 개선됐다.
이외에도 세종특별자치시(2022년 1.64% → 2023년 3.2%), 대전광역시(1.87% → 3.34%), 대구광역시(1.74%% → 3.18%), 경기도(1.55% → 2.99%), 서울특별시(0.56% → 1.76%), 울산광역시(2.97% → 3.71%), 부산광역시(1.98% → 2.62%), 충청북도(4.47% → 4.54%) 등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위주로 지난해보다 거래회전율이 높아졌다.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나 대기수요가 여전한 지역 위주로 수치가 상승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반짝 회복된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 회복흐름은 하반기 들어 다시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9월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종료와 높은 대출이자 부담이 지속되며 주택구입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졌고 경기둔화와 주택가격 부담에 대한 우려로 위축세가 뚜렷하다.
지난 5월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이 0.34%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하반기인 9월 0.31%, 10월 0.28%로 관련 지표가 다시 낮아지고 있다. 전년 동기인 9월 0.14%에서 11월·12월 0.13% 수치보다 다소 나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평년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직방 관계자는 "겨울 전통적인 거래 비수기가 도래했고 전반적인 매수문의 급감에 매물 쌓인 지역이 늘고 있어 당분간 아파트 거래 회전율의 평년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