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2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쏘아 올렸다. 위성은 우주궤도에 정상 진입해 지상과 교신에 성공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밀착 감시하고 잠수함·군 기지 등 각종 전략 표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군은 2025년까지 4대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 군사정찰위성 1호가 한국시각 2일 새벽 4시 37분경 해외지상국과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스페이스Ⅹ에 따르면 팰컨9이 발사되고 2분 22초 후에 1단 추진체가 분리돼 떨어져 나갔다. 이어 약 20초 후에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됐다.
발사 14분 뒤인 오전 3시 33분에는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정찰위성 1호기가 목표로 설정했던 우주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우주궤도에 안착한 정찰위성 1호기는 오전 4시 37분경 해외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위성체 정상 작동을 점검하고 발사 성공 여부가 확인되는 시점은 해외 지상국과 교신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위성의 구동 상태를 점검하고 영상의 초점을 맞추는 검보정 작업을 한 뒤 위성이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판단한다”며 “이와 같은 운용시험평가에는 4∼6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정찰위성 1호기의 전력화는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군은 2010년대 초반부터 한반도 및 주변 지역에 대한 전천후 영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군사정찰위성 획득을 목표로 하는 ‘425 사업’을 추진해왔다. 425는 합성개구레이더(SAR·사)와 전자광학(EO·이오) 발음에서 따왔다. 우리 군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애초 지난달 30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기상 관계로 연기됐다.
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EO 및 적외선(IR)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하루 수차례 특정 지점을 방문해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촬영 영상의 해상도는 0.3m급으로 전해졌다.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해상도와 EO 및 IR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하면 한국 정찰위성의 성능은 세계 5위 이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 본체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위탁 개발했다. 제작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가 맡았다. 위성 설계 및 조립시험 등을 100% 국산화했고, 주요 구성품의 경우 60~70%의 국산화율을 기록했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 올려 총 5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약 1조2000억원 규모다.
2025년까지 확보하는 5기의 정찰위성 중 1호기는 EO·IR 장비를 탑재하지만, 2∼5호기는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를 탑재한다.
SAR을 탑재한 위성 4기는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든다. 날씨와 관계없이 북한 지역을 관측할 수 있게 된다.
EO·IR 위성은 SAR 위성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날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구름이 많이 낄 경우 감시가 제한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감시정찰 자산의 핵심 전력”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도발 징후의 신속 탐지와 독자적 전략표적 감시능력 증강을 통해 우리 군의 킬체인 역량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전 공격 체계인 킬체인(Kill Chain)과 미사일 탐지·요격 다층방어체계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사용 시 압도적으로 타격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