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의 유임이 확정됐다.
2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의결했다. 만약 대표이사를 교체할 경우 이때 안건으로 다뤄져야 하지만, 이사회는 황 대표 거취에 대한 논의를 따로 하지 않으며 사실상 유임 결정을 내렸다.
황 대표는 LG그룹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이 최종 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813억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회선 영업을 강화하며 지난 9월 KT를 제치고 무선통신 시장 점유율 2위(27.2%)에 올라섰다. 이동통신 3사 순위가 바뀐 것은 3사 체제가 확립된 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초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재빨리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회사 보안 시스템을 일제히 점검하고, 상반기 640억원의 보안 투자를 집행했다. 하반기에도 4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신사업 투자에도 속도를 냈다. 황 대표 취임 후 벤처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900억원에 달한다. 취임 이전인 2020~2021년 총투자금액 265억원의 3배가 넘는 수치다.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5G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이통 3사는 새 먹거리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황 대표는 작년 9월 통신회사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고, 유망 사내기업(CIC)을 별도 기업으로 독립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유플러스 3.0' 전략을 발표했다. 통신을 기반으로 신사업에서 성과를 냄으로써 현재 4조5000억원 수준인 기업 가치를 2027년까지 12조원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내년 초 황현식 2기 체제가 출범하면 유플러스 3.0 전략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신사업 발굴 조직인 인피니스타는 '아이들나라'·'스튜디오 엑스플러스유(X+U)'에 이어 최근 개인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너겟'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업계에선 IoT 회선 대량 수주를 두고 LG유플러스와 김영섭 대표가 이끄는 KT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LG유플러스 자회사인 LG헬로비전도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송구영 대표의 유임을 결정했다. 별도의 임원 승진 인사는 하지 않는다. 송 대표는 지난 2020년 1월 취임한 후 LG헬로비전 수장을 계속 맡게 됐다. LG헬로비전은 "경영 환경을 고려해 사업 내실화에 중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앞으로 정부의 알뜰폰(MVNO) 이통 3사 자회사 점유율 규제 해소와 송출 수수료를 두고 홈쇼핑 업체들과 이어지는 분쟁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