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주요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회계제도(IFRS17) 가이드라인이 적용됐지만 대부분 안정권인 200%에 육박하거나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 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일부 중소 보험사 재무건전성은 주요 보험사 대비 온도 차가 극명히 갈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보험사들이 공개한 9월 말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화재 킥스 잠정치는 263.24%로 나타났다. DB손해보험은 216.3%, 현대해상은 172.1%, KB손해보험은 193.49%, 메리츠화재는 229.3%를 기록했다. 킥스는 올해부터 보험사에 적용되는 새 건전성 지표다. 새로운 자본 규제인 IFRS17(새 국제회계 기준)을 보험사에 적용하기로 하면서 건전성 지표도 함께 변경됐다.
생명보험사들을 보면 NH농협생명이 288.9%, 신한라이프가 213.8%, KB라이프생명이 263.27%로 집계됐다. 보험권에서는 NH농협생명 관련 지표가 크게 개선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까지 적용됐던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 비율이 한때 100% 안팎을 맴돌며 건전성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NH농협생명 측은 올해 들어 25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보장성 중심 영업을 통한 안정적 손익 확보와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보험권은 3분기부터 당국의 IFRS17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해당 기간 업체들의 순익 하락 기조가 분명했지만 재무건전성 부문에서 주요 보험사들이 선방했다는 평가다. 앞서 올해 IFRS17 도입 후 '실적 비교 신뢰성' 문제가 대두됐다. 올 초 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는데 자의적 가정을 활용해 내부 지표를 과대 산출하고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당국은 지난 5월 부랴부랴 실손의료보험 가정,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 내용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해당 지침은 올해 3분기부터 일괄 적용됐다.
그러나 아직 킥스를 공개하지 않은 중소 보험사 재무건전성은 주요 보험사 대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일부 중소 보험사들은 2분기 말 경과조치를 받고도 당국 권고치인 150%를 넘지 못했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경과조치 후 KDB생명·푸본현대생명·MG손해보험 킥스 비율은 각각 140.7%, 144.5%, 79.6%를 기록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열약한 중소 보험사들은 IFRS17 가이드라인 도입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이들의 성장 모멘텀이 부재해 지난 분기 수치 수준을 맴돌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