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박 4일간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8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별도의 공식일정 없이 행정전산망 장애 문제 등 국내 현안 문제를 보고받고 관련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정부합동 태스크포스(TF) 즉각 가동을 지시한 바 있다.
21일에는 공식적인 국빈방문 일정이 시작된다. 공식 환영식, 찰스3세 국왕 부부와의 오찬,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 행사, 영국 의회 연설, 국빈 만찬 등이다.
22일에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 미래포럼,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 런던 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 등 경제 관련 일정을 소화한다.
국빈 순방 마지막 날인 23일 윤 대통령은 처칠 전쟁 박물관(Churchill War Rooms)을 찾아 제2차 세계대전 위기를 극복한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기리고, 이후 찰스 3세 국왕과 작별인사로 영국 국빈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돌입한다. 28일 파리에서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려 2030 엑스포 개최지가 투표로 결정된다.
윤 대통령은 23일부터 24일까지 파리 주재 각국 BIE 대표를 대상으로 한 오·만찬 행사와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APEC 순방 기간 글로벌 경제 정상화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교역·투자·공급망 연결성 강화 △디지털 상호 연결성 강화 △미래세대간 교류 확대 등 3가지 해법을 제시하고 '글로벌 중추국가' 한국의 역할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공식 일정 외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끈끈한 한‧미‧일 연대를 과시했다. 기시다 총리와는 별도의 양자회담과 스탠퍼드대 좌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공식 석상에서 조우해 몇 분 정도 대화를 나누는 것에 그쳤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는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윤 대통령과는 회담을 하지 않은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가용한 시간은 제한돼 있다"며 "양국의 전략적인 선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일본 정부에는 '수산물 규제 철폐' 등 다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했지만, 한국은 탈북자 북송문제 등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압박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화를 피하면서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연대를 최우선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우리 정부와 별도의 만남 필요성을 못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한반도 문제 등에서 중국이 미국 및 일본과 합의하면 한국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는 판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