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보도' 사과한 박민 KBS 사장..."경영쇄신 위해 임원 임금 30% 삭감"

박민 KBS 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이 취임 하루 만에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KBS가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로 공정성을 훼손하고 신뢰를 잃었다고 사과했다. 본인과 임원들의 임금을 30% 삭감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해 경영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 프로그램인 아홉시 뉴스(뉴스9)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했고, 사법 당국의 수사로 관련자가 기소됐다"며 "배우 장자연씨 사망과 관련해 윤지오씨를 출연시켰고,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시장의 '생태탕'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불공정 편파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TV와 라디오에서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진영의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일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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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장은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하지 않고, 팩트체크를 활성화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오보를 내면 사과할 것이며 정정 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공정 논란이 일면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겠다"고 다짐했다.

오보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주요 불공정 방송의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영 쇄신을 위해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박 사장은 "저와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임금의 30%를 삭감하고,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 인력 구조를 개선할 것이며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둥 뒤 직원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박 사장은 KBS가 당면한 TV수신료 분리 징수와 경영상 어려움을 언급하며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올해 8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조합원들은 기자회견장 앞에서 '대국민 사과 말고 사퇴를 선언하라', '진행자 교체, 프로그램 폐지 방송독립 파괴 규탄한다' 등 내용의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