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떠나는 내국인 관광객 수가 여전히 방한 유커 수를 웃도는 만큼 서비스수지 적자 해소는 물론 여행수지 적자가 또다시 1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31억9000만 달러(약 4조원)로 집계됐다. 8월(-15억7000만 달러)이나 지난해 9월(-9억80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여행수지는 9억7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 대비 소폭 줄었지만 지식재산권 사용료(-6억7000만 달러), 기타사업서비스(-12억9000만 달러) 적자 폭이 확대된 결과다.
여행수지 적자와 관련해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한·중 간 항공여객 편수, 단체관광 수용 여건 등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9월 방한 외국인 규모가 2019년 같은 달의 75.2% 수준까지 올라온 것과 비교하면 유커 방한 회복은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인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년 전 37.1%에서 24.0%로 13.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9월 중 해외로 나간 관광객 수는 201만7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25.4% 늘었고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98% 수준까지 회복됐다.
해외 여행 비용 증가 폭이 13년여 만에 가장 컸지만 열기는 식지 않는 모습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단체여행비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9% 올랐다. 2010년 9월(17.6%) 이후 1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여행수지 전반이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한은은 현재 한·중 간 항공 여객선 운항이 정상화되고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도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만큼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외국인의 국내 여행보다 내국인의 해외 여행이 많으면 여행수지 적자가 해소되기 어렵다.
일각에선 올해 여행수지 적자가 다시 1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행수지 연간 적자액은 2014년까지만 해도 57억 달러 정도였으나 2015~2019년까지 5년 연속 100억 달러대를 기록했다. 2020~2022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00억 달러 이하였다가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여행수지 적자는 93억70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연간 여행수지 적자는 79억3000만 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