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가 마약 투약 혐의 첫 재판에서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전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전씨는 이날 법정에서 "너무나 큰 죄를 지어 죄송하다. 매일 같이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며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이 얼마나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위험하고 무서운지 알게 됐다"고도 했다.
이어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며 "부디 넓은 마음으로 관용을 베풀어 달라.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전씨의 변호인도 전씨가 초범이고 미국에서 자발적으로 귀국해 자백한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시티 소재지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MDMA(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엑스터시), LSD(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 케타민, 대마 등 마약 4종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9월 불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전씨가 같은 달 28일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했으며, 그가 혐의를 인정해 이튿날 석방했다.
전씨는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의 아들로, 지난 3월부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 비리를 폭로하면서 주목받았다. 전씨는 이후 광주에 잇따라 방문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유족에게 거듭 사죄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그의 선처를 호소하는 구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도 전씨 지지자들이 몰려 재판이 끝나자 "전우원의 양심선언을 응원합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재판부에는 전씨의 행동 등을 고려해 그를 선처해 달라는 1만명 이상 명의의 탄원서가 접수됐다. 전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2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