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재기를 위한 '새출발기금'의 광고‧홍보 예산으로 수십억원을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집행률이 9%에 그쳐 뭇매를 맞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기금 운영을 2년 더 연장한 가운데, 향후 집행률이 크게 오를지 주목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이날 '새출발기금 광고 협력사 선정'을 위한 제한경쟁입찰을 진행했다. 새출발기금 광고‧홍보를 위한 예산은 총 22억5000만원이다. 제작비 1억5000만원, 메인모델료 1억원, 광고 송출비 등 매체비 20억원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캠코는 광고‧홍보의 목적에 대해 정책 인지도를 확산하고 제도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코 관계자는 "새출발기금의 재기 지원 효과 등을 홍보하고 지원 내용을 국민들에게 안내해 지원 대상자들의 제도 신청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피해 본 자영업자 등의 재기를 위해 금융위원회가 캠코와 함께 마련한 제도다. 빚을 갚기 어려운 자영업자 등의 대출 채권을 정부가 기금을 통해 금융사로부터 직접 매입해 대출 원금을 일부 탕감해주는 구조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 목표로 시행됐다.
그러나 새출발기금의 집행률이 저조한 것으로 국정감사 기간 드러났다. 금융위원회는 시행 당시 1년 목표치를 15조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캠코가 새출발기금을 통해 지난해부터 지난 8월까지 매입한 채권가액은 총 1조3912억원이다. 정부의 1년 목표치인 15조원의 9.2%만 집행된 것이다. 새출발기금의 인기가 떨어지는 배경으로는 △까다로운 신청절차 △코로나 관련 대출 만기연장 △광고‧홍보 부족 등이 꼽힌다.
금융위는 최근 올해 종료되는 새출발기금 신청 기한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새출발기금을 오는 2025년 10월 말까지 2년 연장하기로 발표하며 총 30조원의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캠코 관계자는 "이번 예산은 2024년에는 방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광고‧홍보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