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제재를 주고 받은 미국과 중국이 다시 대화 모드로 복귀했다. 미·중 양국 간 현안뿐 아니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각종 글로벌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로이터가 미 재무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이날 처음으로 경제 분야 협력 관련 실무자 그룹(EWG) 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양국 재무부의 차관급 관리 주도 하에 개최된 이번 회의는 2시간에 걸쳐 진행된 가운데 "생산적이고 실질적" 성과가 있었다고 미 재무부는 전했다.
중국 재무부 역시 양측이 "심도 있고,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었고 동시에 "글로벌 과제 대처"에 있어서도 양자간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양측은 소통을 지속하는데 합의했다고 중국 재무부는 언급했다.
다만 양측 모두 "우려 영역"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EWG는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이루어낸 성과 중 하나로, 경제 영역에서 양국 간 의도치 않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협의체이다.
또한 이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샹산 포럼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중국 측에 전해왔다.
샹샨포럼은 90여개국의 대표단이 참석하는 아-태 지역 안보 협의체로, 미국은 국방부 차관실의 중국 담당 책임자 크산티 카라스 등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왕이 중국 외교부장(외교장관)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미국을 방문하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고위 관리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바이든 정부 관리들이 전날 밝혔다.
이는 올해 미국 고위관리들이 연이어 중국을 방문한 후 진행되는 중국 고위관리의 미국행으로, 내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동에 대한 사전 작업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미국 관리는 "우리는 여전히 대면 외교가 주요 현안들을 제기하고 오해와 혼선에 대처하며, 이해가 엇갈리는 영역에서 중국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주 반도체 및 흑연 관련 제재를 한바탕 교환한 후 다시 대화 모드로 들어서게 됐다. 미국은 지난 17일 중국을 대상으로 한층 강화된 반도체 제재안을 내놓았고, 이에 중국은 오는 12월부터 흑연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실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이에 미국과 중국 양국이 여전히 반도체 등 주요 기술 영역을 둘러싸고 충돌을 이어가면서도 대화가 진행되는 투트랙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국영 매체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는 왕이 외교부장의 방미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인공지능 무기 통제 △남중국해 △펜타닐 등이 주요 안건으로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중에서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미국은 중국에게 '더욱 건설적 접근'을 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VO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