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추절·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여행 관련 지표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다만 경기 회복이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발목을 잡히면서 예전만큼의 통 큰 소비는 없었다는 평가다.
9일 중국 문화여유부에 따르면 중추절·국경절 연휴 기간 국내 여행객은 8억2600만명, 국내 관광 수입은 7534억3000만 위안(약 142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1.5%, 4.1% 증가했다. 작년 말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중국 여행 관련 지표가 처음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된 것이다.
다만 여행객 수가 당초 중국 정부가 예상했던 8억9600만명에 못 미친 가운데 관광 수입 역시 예측치인 7825억 위안을 밑돌았다. 또한 이 기간 중 해외 여행객은 하루 평균 150만명으로, 2019년의 85.1% 수준에 그쳤다.
지난여름 사상 최고 수입을 경신하며 기대를 모았던 영화 흥행 역시 부진했다. 중국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티케팅 플랫폼 마오옌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중 박스오피스는 2019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27억 위안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가 겹치면서 2019년보다 휴일이 하루 더 늘어난 8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행객들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더욱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중 1인당 지출은 2019년의 98%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의 설) 연휴 당시 수치인 85%를 웃도는 수준이기는 하나 '역사상 가장 뜨거운 국경절 연휴'를 예상했던 중국 정부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부진한 부동산 시장이다. 일 년 중 가장 큰 소비 대목인 국경절 황금 연휴 기간 중 주택 판매는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최근 중국 당국은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들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은행들이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도록 장려했으나 아직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우리는 아직도 이 같은 완화 조치가 신규 주택 매매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부동산과 소비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감안할 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더 많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